[사설] 서울시 ‘갑·을’ 용어 폐지, 현장서 실천이 관건

[사설] 서울시 ‘갑·을’ 용어 폐지, 현장서 실천이 관건

입력 2014-08-28 00:00
수정 2014-08-2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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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최근 들어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피아 관행’을 끊어내기 위한 개혁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달 초에 단돈 1000원을 받아도 대가성과 직무 연관성 여부를 불문하고 엄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그제는 모든 행정 문서에서 쓰고 있는 ‘갑(甲)과 을(乙)’의 용어를 빼기로 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에서 시작돼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킨 대기업들의 ‘갑질’ 행태를 서울시에서도 없애겠다는 의지다. 결코 작지만은 않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우월적 행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깊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을 “그동안의 민원과 항의 등을 분석했더니 약자인 민원인과 인·허가 신청자 등에 대한 직원들의 우월적 행태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의 정착에 적극적인 직원을 뽑아 1호봉 특별승급을 하겠다는 당근책도 내놓았다. 서울시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을 원용한 이달 초의 개혁안이 청렴의 의지를 담았다면, 갑질 척결안은 직원과 민원인 간에 있을 수 있는 불합리하고 관습적인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일련의 강도 높은 개혁안은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 직원의 어깨에 얹힌 권위를 빼는 등 공직사회의 적폐를 없애겠다는 뜻이다. 김영란법 개혁안의 경우 뇌물과 청탁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그 직위를 면직하고 처벌 수위도 기존 견책에서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하는 등 수위를 높였다. 퇴직 후에 현직 때의 직무와 관련된 곳에 재취업을 금지하는 조항도 넣었다. 내용은 중앙 정부가 공직사회의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마련한 김영란법 등 공직 개혁안과 비슷하다. 이들 개혁안은 세월호 정국에 막힌 채 아직껏 국회에 계류돼 시행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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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비리와 해묵은 관행을 없애기 위한 개혁안은 전직 시장들도 내놓았다. 오세훈 시장 때는 ‘삼진 아웃제’를 도입해 무능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당시 조직에 만만찮은 파장을 일으켰지만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최근까지도 서울시의 자체 감찰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근무 시간에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심지어 바람까지 피우는 기강해이 사례가 적발됐다. 개혁이 말에 머물러선 안 되며 내성도 쌓였다는 증거다. 서울시는 외교를 빼고는 모든 행정을 하는 곳이어서 비리의 싹이 틀 우려가 큰 곳이다. 오죽했으면 한동안 서울시를 ‘비리 백화점’, ‘비리의 온상’이라고 불렀겠는가. 직원들은 이번 개혁안도 때 되면 나오는 요식쯤으로 인식할지 모른다. 개혁안이 이전처럼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지 않으려면 행정 현장에서 좀 더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

2014-08-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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