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첩 증거조작 의혹 검찰 명운 걸고 밝혀라

[사설] 간첩 증거조작 의혹 검찰 명운 걸고 밝혀라

입력 2014-03-08 00:00
수정 201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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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모씨가 문서 위조 사실을 적시한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만에 하나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이 증거 조작에 직접 간여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의 간첩 혐의 여부와 별개로 국기(國基)를 뒤흔드는 국가범죄행위라는 점에서 이만저만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국정원의 존폐와 검찰의 명운이 함께 걸려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검찰이 지난해 11월 유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유씨의 중국 출입경 기록 등 3건의 중국 문서가 모두 위조됐다는 의혹에서 출발한다. 이들 문건에 대해 국정원은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국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 공안당국은 유씨 변호인 측의 진위 요청에 이들 서류가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가 위조에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문서는 문제의 3건 가운데 싼허(三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 문건이다. 김씨는 지난 5일 검찰에 불려가 세 번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위조 사실을 시인한 뒤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조서류와 관련해 김씨가 어느 정도 간여한 것인지, 국정원은 위조사실을 알았는지, 아니면 이런 차원을 넘어 국정원이 그에게 서류를 위조하라고 지시한 것인지 모두가 미스터리인 상황이다. 김씨가 두 아들에게 남긴 유서에 ‘가짜서류 제작비 1000만원을 국정원으로부터 받으라’고 돼 있는 것만 해도 국정원이 위조를 지시했거나, 정반대로 위조사실을 알고 수고비 지급을 거부했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자살 현장에 ‘국정원’이라는 혈서를 남긴 것 역시 위조 범행의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지우려는 국정원에 대한 배신감의 발로라는 추정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김씨의 자살시도 동기나 유서의 내용 등에 있어서 의구심이 드는 대목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 대표에게 유서를 보낸 점 등을 놓고 그의 자살 기도에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이 담긴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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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대하는 데 있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국가기관의 범죄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증거조작 의혹의 배후에 친북 세력이 개입돼 있다는 억측과 국정원의 정보능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 등을 내세워 실체의 터럭만큼이라도 가리려 든다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국기문란 행위다. 증거 불충분 같은 허무한 이유로 유씨 간첩 혐의나 증거조작 의혹의 실체가 가려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진실만이 국익이다. 검찰의 총력 수사를 거듭 당부한다.

2014-03-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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