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적 이득 챙기려고 외교를 흔들어선 안 된다

[사설] 정치적 이득 챙기려고 외교를 흔들어선 안 된다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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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미 FTA 재협상이 안 되면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두 당 의원 96명이 서한에 이름을 적었다. 야당 측은 서한 전달 행사를 공개한 것은 물론 이목을 끌기 위해 기자회견까지 했다. 서한이 담긴 봉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상원의장,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쓰인 것이 사진에 찍혀 전 세계에 보도됐다.

야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역진 방지 등 10개 항목을 재협상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예상되는 바와 같이 우리가 다음 선거에서 다수당이 된다면 한·미 FTA 폐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 협정은 24.5조 2항에 따라 종료될 것”이라고까지 주장했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체결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지했다. 또 현재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은 한·미 FTA 체결 당시에는 지지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번 양보해서, 민주당이 정치적 이유로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도 있다. 한국의 정치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소신과 일관성을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외교를 끌어들이는 행태만은 삼가야 한다. 야당 측의 공개적인 서한 전달은 미국의 지도자들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미 백악관과 의회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 서한이 오바마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들의 심금을 울려 발효가 중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국가 간의 약속은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지켜져야 한다. 특히 일방적인 FTA 폐기 운운은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외교통상부는 “한·미 우호협력 관계 및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훼손을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밝혔다. 외교부의 우려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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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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