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 외면하고 보좌관 늘린 몰염치 국회

[사설] 민생 외면하고 보좌관 늘린 몰염치 국회

입력 2010-03-04 00:00
수정 2010-03-0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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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보다 민생을 뒷전에 놓는 국회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그제 고용보험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대부분 처리하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났다. 그 와중에 용케도 의원 보좌관 증원 법안은 여야가 한통속이 돼 통과시켰다. 민생을 살피는 데는 게으르면서 자체 권익 증진에는 발빠른, 몰염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까지 추태를 연출했다. 민주당 측이 내놓은 학교체육법안이 본회의 파행의 불씨가 됐다. 한나라당 측이 법안심의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제동을 걸자 민주당이 반발해 퇴장하면서다. 더욱 딱한 일은 거여(巨與)인 한나라당이 재적 과반인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해 본회의를 자동 유회시킨 점이다. 학생인 운동선수가 일정 학력수준에 미달할 경우 대회 출전을 제한토록 한 학교체육법안은 그다지 시급한 법안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로 인해 여야는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합의한 68건 중 겨우 28건만 처리하고 말았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비본질적 기싸움을 한 꼴이다.

여야는 이토록 비생산적인 회기를 마치고 뒤늦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비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일 뿐이다. 지난달 초 여당이 회기중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중점처리법안 114건을 포함해 여야가 발표한 민생법안은 208건이었다. 그러나 외교통상위를 통과했지만 여야 간 이견이 큰 북한인권법안은 차치하고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한 민생법안이 부지기수였다. 회기 내내 세종시 공방으로 허송세월하다 이중 겨우 19건을 처리했을 뿐이다. 회기 마지막날 본회의 파행은 방학 내내 놀다 개학 하루 전에 밀린 숙제를 해치우는 게으른 학동들보다 더 한심한 행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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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혀를 찰 일은 세종시 문제로 치고받으면서도 의원들의 숙원이었던 보좌관 증원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사실이다. 낯뜨거운 드잡이를 하다가도 세비를 올리거나 외유에 나설 때는 쉽게 의기투합했던 구태 그대로다.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놓고 슬그머니 제 주머니를 채운 형국이다. 말로만 민생 우선을 운위하면서 당략과 의원 개인의 잇속을 앞세우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의회민주주의의 선진화는 요원한 일이다.

2010-03-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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