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거물들의 돌려막기가 되어 버린 6·1 지방선거/이창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거물들의 돌려막기가 되어 버린 6·1 지방선거/이창구 사회2부장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22-05-08 20:30
수정 2022-05-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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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승자·대리인·차기주자 모두 참전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 다양성 압살
지역 소멸 재촉하는 최악의 퇴행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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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 전국부장
이창구 전국부장
지난 3월 28일자 칼럼에서 6·1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치러지면 안 된다고 했으나, 불행하게도 완벽한 대선 연장전이 되고 말았다. 단순한 연장전이 아니라 대선 패자, 승자, 대리인, 차기주자까지 총출동한 돌려막기 선거로 전락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패배 두 달 만에 ‘방탄용 금배지’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무릅쓰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다. 이 전 지사는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까지 이끈다. 대선 당시 당대표였던 송영길 전 대표는 계양을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막판에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을 포기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며 경기지사 후보가 됐다. 이 전 지사는 물론 송 전 대표, 김 전 부총리의 최종 목적지는 차기 대선이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노영민 전 실장은 충북지사로 나서 임기가 끝난 문 대통령을 다시 한번 심판대에 올렸다.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격하는 국민의힘에도 지방선거는 ‘대선 시즌2’다. 특히 서울시장 ‘징검다리 4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시장과 당내 기반 다지기가 급한 안 전 위원장에게 이번 선거는 차기 대선으로 가는 1차 관문이다. 가장 절박한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식물정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드라이브에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김은혜(경기), 김태흠(충남), 주기환(광주), 김영환(충북) 후보는 윤 당선인이 사실상 직접 고른 대리인들이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는 ‘2010년 체제’가 심화·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를 가르는 ‘정초(定礎)선거’ 성격이 강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는 우리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복지정책이 선거 국면을 주도했다. 토건 공약이 아닌 보편적 복지를 내건 젊은 후보들이 대거 수도권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내리 3선을 해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않는 올해 선거는 업그레이드된 세대교체를 이룰 호기였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지방의회 의석을 나눠 먹기 위해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폭거를 전국적으로 자행했다. 한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4명을 뽑으면 진보정당이나 무소속 청년·여성 후보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지만, 2인 선거구에선 줄투표로 인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만 당선될 게 뻔하다. 2020년 총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산시키기 위해 위성정당을 창당한 구태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후보 다양성도 절망 수준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34명 중 여성은 고작 3명뿐이다. 중앙선관위 예비후보 통계를 보면 전국 시군구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1299명 가운데 여성은 79명(6.1%), 50세 미만은 103명(7.9%)에 불과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해 실제 선거에 나서는 여성과 30~40대 청년은 더 적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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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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