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한중 외교, 지자체가 먼저 풀자/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중 외교, 지자체가 먼저 풀자/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7-31 02:08
수정 2023-07-3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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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중국이 지난 25일 밤 친강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전격 경질하자 전 세계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 최일선에서 활약하던 그가 외교부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국무위원직을 지키는 ‘기이한 상황’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전랑(늑대전사)외교’ 선봉장인 친강의 갑작스런 낙마로 베이징 외교라인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외교’에 나서야 한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냉각 기류가 흐르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는 깨어나고 있다. 양국 중앙정부 관계가 당장 정상화되기 어렵겠지만 지자체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영향을 덜 받기에 코로나19 변수가 사라진 지금이 교류를 재개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3월 오영훈 제주지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참석차 하이난성을 방문해 당서기 등과 관광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 6월 자매도시 톈진을 찾아 4년 만에 재개된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중국이 세계경제포럼(WEF)과 손잡고 2007년부터 랴오닝성 다롄과 톈진을 오가며 여는 연례행사다. 유 시장은 인천시가 기후변화와 도시개발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같은 달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베이징과 쓰촨성 청두, 상하이 등을 잇달아 방문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 기업 및 이차전지 업체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김 지사는 베이징 방문 당시 한국 특파원들에게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 관계 때문에)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질 수 없다”며 “미국 일변도 외교는 불가능하며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가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최근 한중 관계는 많은 곡절을 겪고 있다.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현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장들이 중국을 찾아 협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나라에서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지자체의 외교는 더욱 절실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의 많은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대중 견제 법안을 우회하고자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유력 후보지 가운데 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지자체장들이 이런 정세를 잘 읽고 경제협력에 속도를 낸다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 재도약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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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 서울시를 비롯한 다수 지자체가 중국 내 자매도시들과 결연 30주년을 맞았다. 양국 지자체 교류 강화를 위한 명분이 갖춰졌다. 해당 지역의 최고 리더인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 교류 활성화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줄 수 있는가’를 냉철히 따져 볼 때다. 일자리가 부족해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는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적극적인 지자체 외교는 새로운 길을 열 것이다.
2023-07-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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