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on] 누구를 위한 한강버스가 될까

[서울 on] 누구를 위한 한강버스가 될까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5-11-23 23:32
수정 2025-11-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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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퇴근길에 한강버스를 탔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여의나루역에 도착하자, “이번 역은 한강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여의나루역”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지하철역에서 선착장까지는 도보 5분. 일대 한강공원은 유람선을 타러 가거나 야경을 즐기는 시민들로 제법 북적였다.

1시간 30분 뒤인 다음 배를 타야 할까 봐 재빨리 표를 발권했다. 그러나 155인승짜리 배에 탄 승객은 2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최근 잇단 사고와 잦은 고장으로 불안감이 번지면서 승객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수심이 얕은 잠실선착장 인근 강바닥에 걸리는 사고로 노선은 여의도에서 마곡까지로 축소됐다.

배 안팎도 다소 어수선했다. 간단한 빵과 음료를 파는 매점의 불은 꺼져 있었다. 선내에는 운항 축소 전 시간표가 붙어 있었다. 배에 래핑된 ‘미리내집’ 사업 홍보물은 글자 중간이 떨어져 나가 유심히 봐야 읽을 수 있었다.

배가 출발할 때마다 직원들은 “QR코드로 승선 신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외쳤다. 좌석 밑에 구명조끼가 있었고, 디스플레이에는 기관실 출입 금지 등 주의사항이 빼곡히 표시됐다. 갑판으로 나가니 대여섯 명이 강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화려한 여의도 야경을 보니 하루의 피곤이 씻겨 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유람선과 달리 갑판이 좁고 난간은 낮았다. 자칫 물이 튀거나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애초 시범 운항에만 개방하기로 했지만, ‘실내가 답답하다’는 반응에 갑판을 상시 개방한 만큼 직원들의 관리 부담도 커진 셈이다.

느린 운항 속도나 접근성이 낮은 선착장 때문에 출퇴근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날도 지하철로 1시간이면 도착했을 거리이건만 한강버스를 타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15분마다 마곡 선착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는 텅 비었지만, 방향이 맞지 않아 10분을 더 걸어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물론 지금도 한강 선착장 가까이에 살고 여의도 금융권으로 출퇴근한다면 괜찮은 선택지일 순 있다.

서울시는 내년 3월부터 급행 운항을 시작하고 출퇴근 시간대 운항 횟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불안감을 안고 여러 번 갈아타는 수고를 할지는 미지수다. 선박 추가 인수가 늦어지면 충분한 시범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시의회에서 “발생한 기계적인 고장이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종합하면 굉장히 경미한 잔고장들”이라고 했다. 전기·하이브리드 선박은 최초라 시행착오가 있었고, 잠실선착장 사고는 항로 이탈 때문인 만큼 동절기 운항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 문제가 반복되면 승객은 떠날 수밖에 없다. 초기 승선율은 35%로 잡고, 부대시설 수입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로 한 계산도 달라진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안전 점검을 계기로 우려를 씻어낼까. 한강버스는 “교통 사각지대 역할을 메우는 대중교통 수단”이 될지 기로에 서 있다.

김주연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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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사회2부 기자
김주연 사회2부 기자
2025-11-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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