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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직에 들어간 공무원이 왜 전문성과 책임성에서 그토록 취약할까. 그 원인의 하나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이 ‘순환보직’이다.
김윤권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공무원 순환보직은 여러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공무원은 다양한 직무를 경험·학습해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정부는 필요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조직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등 탄력적인 인적자원 관리가 가능하다. 더욱이 순환보직은 행정 전체로 보면 부정부패의 개연성을 차단하는 데 유용하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우선 공무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짧은 기간에 자리를 옮기면 생소한 직무에 다시 적응해야 하고, 또다시 다른 자리로 옮기는 악순환이 발생해 결국 전문성을 축적할 기회가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무책임성이 팽배하게 된다는 점이다. 선호하는 직무의 과제는 열심히 해봤자 곧 오게 될 후임자가 그 결실을 보게 될 것이고, 3D(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직무는 가능한 한 피하거나 대충 시간만 보내려 들게 된다. 이런 전문성과 책임성 결여는 업무나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려 그 적폐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
그렇다면, 순환보직의 양면성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 순환보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활용하려면 우선 정부 기능이나 업무 유형에 따라 순환보직을 차등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외교·통상·안보·안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정부 기능이나 업무는 순환보직을 최소화하고 채용경로를 다양화해 중장기적인 경력개발에 따라 전문성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정부 기능이나 업무에서는 순환보직을 합리적 기준으로 적용, 다양한 직무 경험을 통해 종합적인 판단력 등 조직관리의 안목과 자질을 쌓도록 한다.
‘사람의 자격과 능력’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 공무원 계급제를 점차 ‘직무와 책임’을 기준으로 하는 직위분류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정(靜)적인 사회에서는 계급제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한 분야라도 숙련자가 되기 어려운 전문화된 사회에서는 공무원 한 사람이 다양한 분야를 모두 섭렵할 수 없다.
국민은 한 분야만이라도 제대로 된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고 행정수요나 정책문제를 유능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공무원을 원하며 이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명백히 지켜본 것이다. 지나친 전문성으로 인한 개인주의나 부처 칸막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인 정부3.0에서 강조하는 협업 활성화로 막을 수 있다.
2014-06-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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