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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2월 11일, 콩나물시루 같은 설 귀성열차 안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서 있고 선반에는 고향에 가져갈 선물이 든 가방들이 빼곡하게 올려져 있다. 가방을 얹을 곳이 없어 머리에 이고 있는 사람도 보인다. 서울로 올라와 한 해를 힘들게 보내며 돈을 벌었던 지방민들에게 명절의 귀성은 어떤 난관도 뚫어야 하는 연례행사였다. 밤을 새워서라도 기차표를 구해야 했고 아무리 좁아터져도 기차에 올라타야 했다. 한마디로 귀성전쟁이었다.
서울의 인구는 계속 늘어 귀성 인파도 해마다 늘어났다. 철도 당국은 명절이면 임시열차를 최대한 늘려 편성했지만 몰려드는 승객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서울역에는 암표상들이 활개를 쳤고 날치기와 자리를 대신 잡아주는 ‘자리잡이’ 등으로 역 구내는 난장판이 되었다. 정원의 서너 배가 넘는 승객을 태워 열차의 스프링이 휘거나 부러져 운행이 중단된 사고도 여러 번 있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2013-02-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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