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량 5부제, 강제·전면 시행 땐 효과… 지속성은 ‘한계’

민간 차량 5부제, 강제·전면 시행 땐 효과… 지속성은 ‘한계’

한지은 기자
한지은 기자
입력 2026-03-30 18:08
수정 2026-03-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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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확대 검토… 실효성 논란

걸프전 당시 한 달 150억 절감 효과
2002년 월드컵땐 차량2부제 시행
교통량 19%↓, 대중교통 이용 6%↑
자율 요일제 땐 교통량 1%만 줄어

“근처 주차장에 차 놓고 걸어서 출근”
인프라 부족한 지역 형평성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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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25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 부설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6.03.25. 뉴시스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25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 부설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6.03.25.
뉴시스


1991년 걸프전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 대상 ‘차량 5부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치솟는 국제유가 속에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로 평가되지만 참여율과 시행 방식에 따라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3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약 3.7% 뛴 배럴당 116.68달러를 기록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민간 부문에도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민간 차량 부제 의무화’ 방안 검토를 시사했다.

정부가 ‘민간 확대’ 카드를 검토하는 건 공공부문만으로는 에너지 절감 효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공부문 차량 5부제로 줄일 수 있는 석유는 하루 약 3000배럴로 전체 소비량(약 280만배럴)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약 2400만대에 이르는 민간 차량까지 포함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최대 16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차량 부제의 에너지 절감 효과는 분명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국제유가 상승으로 약 두 달간 시행된 차량 10부제는 하루 5억원, 한 달 150억원 규모의 절감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1995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 서울시가 시행한 승용차 10부제 역시 약 1956억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추정됐다. 코로나19 기간 2020~2022년 부산의 승용차 부제도 연간 약 900억원 규모의 차량운행비 절감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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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제·전면 시행일수록 효과는 컸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서울 등에서 강제 또는 자율제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한 결과 교통량은 19.2% 감소하고 대중교통 이용은 6% 증가했다. 반면 2003년 도입된 자율 승용차 요일제의 교통량 감소 효과는 1.1%에 그쳤다. 승용차 요일제가 강제가 아니었던 탓에 가입만 하고 운휴일은 준수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책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홀짝제를 시행하다 주1일 운행 제한을 도입했지만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1년 안에 사라졌다. 멕시코시티 역시 1989~2008년 차량 5부제를 확대 시행하는 과정에서 차량 추가 구매 등 규제 회피가 늘어나며 대기오염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지방의 한 공공기관 직원 A씨는 “차로 10분 거리를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이 걸린다”며 “차를 멀리 세워두고 걸어 출근하고 있는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직원 B씨도 “택시도 안 잡히고 공유 자전거도 없는 지역인데 5부제가 필수인 게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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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민간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7대 광역시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생계형 운전자는 제외하고 대형 SUV 등을 타는 ‘나홀로 운전자’를 중심으로 자율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2026-03-31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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