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사기 피해 주택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먹튀 보증금’에 혈세 투입 논란도

정부, 전세사기 피해 주택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먹튀 보증금’에 혈세 투입 논란도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3-04-21 16:57
수정 2023-04-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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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 발표
피해 주택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 추진
올해 매입 가능한 물량 3만 5000호 추산
단순 전세금 미반환은 전세사기 아닐 수도
“전세사기 피해에 혈세 투입” 반발 여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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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원희룡 장관
발언하는 원희룡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전세사기 관련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 4. 21.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사들여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에 이어 경기 동탄, 대전 서구, 부산 진구 등 전국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와 공공기관이 피해 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LH 서울시역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전세 사기 피해가 시급하고 워낙 절박한 만큼, 이미 예산과 사업 시스템이 갖춰진 LH 매입임대제도를 확대·적용해 전세사기 피해 물건을 최우선 매입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범정부 회의에 제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은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사들인 뒤 개·보수해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 취약계층 등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사업이다. LH가 올해 계획한 매입임대주택 물량은 2만 6000호, 책정된 예산은 5조 5000억원이다. 지자체와 지방공사의 매입임대주택 물량 9000호를 포함하면 총 3만 5000호 매입이 가능하다. 매입임대주택의 평균 가격이 호당 2억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피해 주택을 사들이는 데 최대 7조원가량이 든다. 주택도시기금 운용 계획을 변경해 매입 물량을 늘릴 수도 있다.

원 장관은 “올해 매입임대주택 사업 물량을 피해 주택 매입에 우선 배정하는 것만으로도 피해 주택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규모”라면서 “그래도 부족하다면 추가 물량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하는 피해 임차인에게는 경매에 나온 주택의 우선매수권을 줄 계획이다. 피해 주택을 구입할 의사는 없지만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하길 바라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LH가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하게 된다. LH 매입임대는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시세의 30~50% 수준이다.

공공이 피해 주택을 사들이면 전세사기 피해자는 퇴거당하지 않고 살던 집에 그대로 살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 경매 절차를 통해 지불한 매입 대금이 은행 등 선순위 채권자에게 돌아갈 수 있어 선순위 채권자가 있으면 보증금을 회수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23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문제를 논의한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해서 모두 전세사기 피해 주택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주택을 전세사기 주택으로 볼지 정리가 필요하다. 단순한 전세금 미반환인지, 전세사기 피해 물건인지 기준을 정하고 매입 대상을 심의할 주체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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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지원에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놓고선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먹튀’ 보증금을 세금으로 충당하려 했다간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등의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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