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가는 STX조선…출범 15년만에 좌초

법정관리 가는 STX조선…출범 15년만에 좌초

입력 2016-05-25 15:18
수정 2016-05-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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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이냐 매각이냐’ 결정 법원 손으로 2008년 수주 세계 3위까지 오르기도…5조5천억원 빚 남겨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 연명하던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받는 쪽으로 25일 채권단 회의에서 가닥이 잡혔다.

이달 말 채권자 협의회를 거쳐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한때 글로벌 조선업계 ‘빅4’로까지 불렸던 STX조선의 운명은 법원의 손에 쥐어지게 된다. 사망선고와 같은 청산으로 갈지 아니면 하림그룹에 인수된 STX팬오션처럼 새 주인을 만나게 될지는 담당 재판부가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STX조선은 2001년 ㈜STX가 대동조선㈜을 인수해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출발은 눈부셨다. STX조선은 출범 5년만에 건조량과 매출액이 각각 5배 늘어나면서 단숨에 세계 5위의 조선소로 도약했다. 2004년 독(dock)이 아닌 육상에서 선박을 2개 부분으로 나누어 건조한 뒤 해상의 바지선으로 옮겨 그 위에서 배를 완성하는 공법인 ‘SLS(Skid Launching System)’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덕분이었다.

2008년에는 720만7천CGT(표준화물선환산t수)의 수주 잔량으로 세계 4위를, 연간 수주실적은 259만1천CGT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조선 빅4’로 불려도 손색이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그간 욱일승천해온 STX조선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조선 호황기에 ‘한국-중국-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자 중국 다롄과 유럽으로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해온 것이 결정타가 됐다.

STX조선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모회사인 ㈜STX와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STX와 STX조선이 공동 투자한 STX대련조선유한공사라는 자회사가 있었지만, 국내와 중국 내 선박건조의 후방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주물·단조 가공, 엔진 부품과 기초 해양구조물 제조를 담당할 중국 현지 생산법인을 추가로 설립했다.

㈜STX와 STX조선이 6대 4의 비율로 총 3천400만달러를 투자해 STX대련정공유한공사 설립했고, STX조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STX중공업이 STX대련해양중공유한공사에 3천400만달러를 투자했다.

STX조선은 유럽에서도 여러 조선소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사업확장에 나섰다. 2009년 크루즈 및 특수선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8개국에 18개 조선소를 보유한 STX유럽 지분 100%를 확보한 것이다.

공격적인 사업확장으로 한국의 진해와 부산, 중국의 다롄조선소에 이어 STX유럽까지 전 세계에 21개의 조선소를 운영하며 소형선에서 초대형선, 크루즈와 특수선 및 해양플랜트까지 거의 전 선종을 망라한 생산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선박 수요가 급감하면서 STX조선은 글로벌 생산기지를 제대로 가동해보기도 전에 큰 손실을 입었다.

조선·해운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2004년 STX팬오션의 지분 50.9%를 인수한 것도 금융위기로 조선·해운업이 함께 침체에 빠지면서 시너지는커녕 큰 부담이 됐다. 여기에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조선업체들과의 출혈경쟁도 STX조선의 침몰을 가속화했다.

STX조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2013년 5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됐다.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내걸고 3천600여명에 달하던 직영 인력을 2천100여명까지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벌였으나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주절벽’에 부딪혀 침몰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4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 부었으나 STX조선은 2013년 1조5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 1천8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업황 전망도 어두웠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6개월간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5조5천억원의 빚을 안고 법정관리로 가게 된 STX조선은 현재 55척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이들 선박 중 일부는 발주 취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남은 선박 건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노조를 포함해 전 직원이 회사를 살리는 데 온 힘을 쏟자고 결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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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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