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대출 ‘폭탄 돌리기’… 대응 늦으면 금융산업까지 위험

한계기업 대출 ‘폭탄 돌리기’… 대응 늦으면 금융산업까지 위험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5-12-22 21:52
수정 2015-12-2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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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 부실기업 지원 우려 고조

3년 동안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은 운영자금을 빌려 와서 메운다. 이런 상태가 최근 10년간 두 차례 이상 나타난 기업(만성적 한계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4년 56.3%로 정상기업(24.6%)의 두 배를 웃돈다. 부채비율도 2013년 173.4%에서 2014년 260.2%로 크게 올랐다. 외환위기 직후 정부가 기업들에 요구한 부채비율 커트라인이 200%였다. 이 기준이 최근의 경기침체와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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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이 높은데도 이 좀비기업들이 돈을 빌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원금 상환 능력이 부족해도 이자만 밀리지 않으면 금융사들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기 때문이다. 대출을 회수하는 순간 빌려준 돈은 ‘부실대출’이 되기 때문에 금융사들도 이를 꺼린다. 어떻게든 자신은 면피하고 다음 담당자에게 대출 회수를 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이뤄지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의 신용평가와 자산 건전성 관리도 매우 관대하다. 만성적 한계기업 중에서도 3년 연속 영업적자에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기업들의 신용평가 등급 및 자산 건전성 분류 상황을 보면 5개 국내 은행이 이를 B등급 이상 대출로 분류한 비중이 55.6%다. 정상으로 분류된 대출도 63.7%나 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은 한술 더 뜬다. 금융위기 이후 특수은행 및 정책금융 관련 기관의 만성적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액(대출+보증 등)은 2011년 22조 8000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43조 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81.9%(35조 8000억원)가 215개 대기업에 지원됐다. 대기업이 신용공여 대상 기업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에 불과하다. 20%밖에 안 되는 기업이 금융권 돈의 80%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복잡한 채권·채무 관계에 정치권 입김마저 얹어져 구조조정이 지연되다 보니 기업의 위험부채 비중(올 6월 말 기준 21.2%)은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년 6월 말 기준 16.9%)보다 높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선, 철강, 해운 등 산업 재편이 필요한 산업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그 부실이 금융까지 전이돼 금융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며 “아직까지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괜찮을 때 구조조정을 밀어붙여야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정부의 과감한 추진을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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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5-1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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