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발목잡힌 흡연경고그림…금연정책 ‘삐걱’

국회서 발목잡힌 흡연경고그림…금연정책 ‘삐걱’

입력 2015-03-03 16:35
수정 2015-03-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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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끝에 복지위 통과했지만 법사위서 “더 논의 필요” 제동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법안이 2월 국회에서 다시 발목을 잡혔다.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를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지난달 24일과 26일 진통 끝에 각각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3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는 2002년 이후 11번이나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13년 동안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었다. 관련 법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지만 처리를 낙관만 할수는 없다는게 중론이다.

◇ 다시 국회 벽 못넘고 좌절한 흡연경고 그림

법사위에서 보류된 국민건강진흥법 개정안은 담배 제조사가 담뱃갑 앞뒷면 면적의 50% 이상을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로 채우고 이 가운데 경고그림의 비율이 30%를 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담배 제조사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담배사업법에 따라 제조허가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는 그동안 여러 차례 법제화가 시도됐지만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7년 정부 입법으로 추진됐지만 통과되지 못했고 2013년에 다시 추진됐지만 복지위 법안소위에도 올라가지 못한 채 좌절됐다.

작년 말 예산국회에서는 예산 부수법안에 포함돼 국회 본회의 통과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제외됐다.

당초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많았었다. 청와대가 지난달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를 중점 법안에 포함시키는 등 법안 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는 것을 2월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추진하겠다”고 누차 밝혔었다.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의 금연 효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담배 소매상이나 담배 농가 보호를 명분으로 한 ‘신중론’도 나왔지만 진통 끝에 통과됐었다.

하지만 이날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소위로 넘겨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처리가 보류됐다.

◇ 담뱃값 올렸지만 비가격정책은 ‘좌절’…무색해진 ‘국민건강’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입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무산되면서 정부의 금연 정책이 ‘여의도 벽’으로 인해 다시 ‘반쪽짜리’가 될 개연성이 남게됐다.

올해 초 담뱃값을 대폭 인상하며 ‘가격 정책’에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지만 ‘비가격 정책’의 핵심인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는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이 국민 건강 장려를 위한 것이었다며 설득했지만 정작 강력한 금연 정책인 담뱃값 경고그림 의무화는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 밖에도 편의점에 담배 광고·판매를 제한하고 금연 구역을 당구장이나 골프연습장 등 실내 체육시설로 확대하는 비가격 금연 정책도 추진 중이지만 담뱃갑 경고그림이라는 첫단추를 끼우지 못해 줄줄이 ‘진도’가 밀려 있는 상황이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이미 충분히 논의를 했고 여야 간 합의도 있었는데 명확지 않은 이유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과정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담배 회사의 로비가 있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뚝심 있게 밀어붙였던 담뱃값 인상의 목적이 금연 장려가 아니라 세수 확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매서워질 개연성도 있다. 새누리당은 설 직전 저가담배 도입 추진 방침을 밝혔다가 철회했고 이 과정에서도 당정의 금연정책 추진 의지에 대해 의심하며 담뱃값 인상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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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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