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늘어야 경제 성장”…美·日·英·獨 임금인상 추진

“가계소득 늘어야 경제 성장”…美·日·英·獨 임금인상 추진

입력 2015-03-01 10:25
수정 2015-03-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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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등 국제기구도 새로운 대안으로 임금인상 제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와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들이 ‘소득주도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과 개방, 구조조정 등 신자유의주의에 입각한 성장 방식 대신에 국민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 소비를 늘리는 것이 경제회복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OECD·WB·ILO 등 국제기구도 ‘소득주도 성장론’ 제기

임금 등 가계소득을 올려서 성장을 달성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시작됐고 불평등 해소 방안으로 가계 소득 증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성장 대안으로 떠올랐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국제노동기구(ILO)가 2012년 발표한 ‘임금주도 성장론: 개념과 이론, 정책’ 보고서에서 “임금 인상에 기반한 성장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다”고 밝히면서 국제 경제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확산하고 있다.

OECD와 세계은행(WB),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9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노동장관 회의에 임금 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보고서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세계 경제의 저성장 원인이 임금 격차에 따른 소득 불균형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격차 해소가 지속적인 성장의 필수 요소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정긴축, 규제완화, 감세 등 1980년대부터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의 세계 경제를 주름잡은 신자유주의 정책이나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가 추진한 저금리, 양적완화 등과는 정책 처방이 전혀 다르다.

보고서는 임금 정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G20의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美·日·中·英·獨 “임금 올려라”

국제 기구에 이어 주요국들도 소득 증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올리는 이른바 ‘텐텐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1년 내내 일해서 1만5천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한 가족이 살아갈 수 있겠느냐”며 최저 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근로소득자의 임금이 늘어나 소비가 늘어야 양적완화로 힘겹게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의 요구에 화답하듯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는 최근 6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저임금으로 악명이 높아 미국 노동계에서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불렸다.

월마트는 이런 오명을 벗어던지려는 듯 다음 달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로 올리고 내년에는 10달러까지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도 대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재계 설득을 위해 골프회동까지 하고 있다.

그는 일본의 정·재계 유명인사들에게만 개방된 도쿄 외곽의 ‘300골프장’ 등에서 재계 회장들을 돌아가면서 만나 근로자들의 봉급 인상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0%대의 소비자 물가지수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봉급생활자의 월급이 올라야 소비가 늘고 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절박한 인식 때문이다.

중국의 베이징도 지난달 최저임금을 1천560위안에서 1천720위안으로 10.3% 올렸고, 뒤이어 하이난, 텐진, 후난 등도 최저임금을 10% 안팎으로 인상했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 역시 올해들어 최저임금을 속속 인상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국민 소득 증진을 통한 소비 진작으로 저물가를 해소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보겠다는 것이 주요국 정부의 공통된 인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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