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비상] 부가세율 1%P 올리면 세수 年 6조… 서민 증세 반발이 부담

[세수펑크 비상] 부가세율 1%P 올리면 세수 年 6조… 서민 증세 반발이 부담

입력 2014-11-04 00:00
수정 2014-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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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부가세 카드

정부가 부가가치세 감면 범위를 축소하려는 것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부가세 실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부가세 등 소비 관련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기준 8.1%다. 영국(11.5%), 프랑스(10.9%), 독일(10.8%) 등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0%와 비교할 때 격차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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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0%인 부가세율은 1977년 부가세가 처음 도입된 뒤 37년간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스웨덴·덴마크(25.0%), 핀란드(23.0%), 영국·이탈리아(20.0%)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평균(2010년 기준)도 18.7%로 우리보다 높다.

부가세는 상품의 거래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얻는 이윤에 대해 물리는 세금을 말한다. 부과 방식은 생산자의 공급액에 부가세율 10%를 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부가세 면세 항목은 비가공식료품과 수돗물, 연탄, 의료서비스 등이다. 박물관 등의 입장료도 부가세를 내지 않는 항목이다. 생활필수품 등 국민 생활 안정에 직결되는 품목이 주 대상이다.

학계에서는 부가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펴낸 ‘일본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규율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일본이 증세 없이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복지 정책을 강화한 결과 재정 위기에 빠진 만큼 우리는 부가세 인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럽 등 복지국가들의 공통점은 세수 중 부가세 비중과 부가세율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역시 복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부가세 세수 규모를 키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제라는 뜻이다.

최근 1%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역시 정부로서는 호재다. 부가세를 부과하는 품목이 늘면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이 뛴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부가세 감면 축소에 따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평소보다 작다는 얘기다.

부가세율 인상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단행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17개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부가세율을 평균 1% 정도 올렸다. 일본도 올해 4월 5%에서 8%로 높인 데 이어 2015년에는 10%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가세 부과 확대는 녹록하지 않다. 영리교육용역 항목에 부가세가 부과되면 학원비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도서, 신문에 대한 과세는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를 줄인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부가세율 인상 역시 ‘양날의 칼’이다. 1% 포인트 정도의 세율 인상만으로도 해마다 6조원 가까운 세금이 추가로 걷혀 ‘4년 연속 세수 펑크 사태’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대신 정권의 안위가 흔들릴 수 있다. 부가세 도입 이듬해인 1978년 제1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이던 공화당은 참패했다. 참여정부 말기에도 정부가 부가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여론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막대한 통일 비용을 감안하면 훗날의 통일 재원으로 ‘저축’해 둬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가세 인상은 일반 서민들에게 세 부담이 전가되는 부작용이 크다”면서 “국가재정 확충을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낮췄던 법인세율을 환원하거나 실효세율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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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4-11-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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