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흡연율 25%…값 얼마 올리면 청소년 담배끊을까

고3 흡연율 25%…값 얼마 올리면 청소년 담배끊을까

입력 2014-09-04 00:00
수정 2014-09-0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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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흡연자 55% “5천원 되면 금연 의향”…편의점 담배광고 규제도 필요

‘국민건강 보호’를 명분으로 정부와 여당이 담뱃값(담뱃세) 인상에 나선 가운데, 앞으로 정부 내부와 국회에서 진행될 논의의 초점은 ‘뚜렷한 금연 효과를 위해 필요한 인상 폭은 얼마인가’에 맞춰질 전망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청소년 흡연율의 경우, 정부와 학계는 적어도 담배가격이 지금의 두 배인 5천원은 돼야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무차별적으로 청소년을 유혹하는 편의점 담배 광고에 대한 규제 수위도 지금보다 높아져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 한국 고3 흡연율 25%…OECD 성인 흡연율 평균과 같아

널리 알려진대로 우리나라는 세계적 ‘흡연 대국’이다. 남성 흡연율(15세 이상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비율)이 3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4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더 심각한 것은 미래 성인 흡연율과 직결되는 청소년 흡연율이다. 지난해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흡연율은 14.4%로 집계됐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만 따지면 무려 25%로, OECE 회원국 평균 성인 흡연율(24.9%)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청소년 흡연율이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청소년은 담배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값을 올리면 금연 청소년이 눈에 띄게 늘 것이라는 논리다.

◇ 담뱃값 5천원이면…흡연 청소년 2명 중 1명 “담배 끊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담뱃값이 어느 수준까지 오르면 청소년들은 흡연을 포기할까. 정부와 학계,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등은 이와 관련해 가장 설득력 있는 근거로 2007년 대구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 ‘담배가격 인상수준에 따른 흡연청소년의 금연의도’ 연구조사(대구카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황준현·박순우 교수)를 제시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대구 54개 중·고등학교의 흡연 청소년 1천1명(중학생 277명·고등학생 724명)에게 담배가격을 ▲ 3천원 ▲ 4천원 ▲ 5천원 ▲ 6천원 ▲ 1만원으로 각각 제시하고 금연 의향을 물었다.

그 결과 현재 2천500원인 담배가격을 3천원, 4천원으로 인상할 경우 각각 흡연 청소년의 25.1%, 36.6%가 “담배를 끊겠다”고 답했다.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천원에서는 절반 이상(54.6%)이 금연 시도 의사를 밝혔고, 6천원과 1만원의 경우 금연 의향 비율이 55.0%, 67.5%로 높아졌다.

더구나 “담배가격이 오를 경우 금연하겠다”고 답한 흡연 학생들이 금연 기준으로 제시한 담배가격의 중간값도 정확히 5천원으로 집계됐다.

연구를 진행한 박순우 교수는 “2008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해마다 1.3~4.7% 올랐음에도 담배가격은 한 번도 인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현재 청소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거나 오히려 더 높은 금연 의향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천원이 되면 여러 유형의 흡연 청소년에서 효과적 금연이 기대되고, 5천원을 넘는 추가 인상에서는 한계 효용이 제한적으로 나타난 만큼 청소년 흡연율 감소를 위한 적정 담배가격으로 5천원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 편의점당 평균 6개 담배 광고…청소년 과자·껌 사면 10㎝ 앞에서 담배 유혹

또 전문가들은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려면 담뱃값을 올리는 동시에 현재 허술한 담배광고 규제도 꼭 손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연운동협의회가 작년 5월 서울 5개구(강북·서대문·영등포·양천·구로) 소재 중·고등학교들로부터 200m 안에 있는 151개 편의점을 조사한 결과, 한 편의점당 LED 광고판·담배모형 등을 포함해 평균 무려 6.3개의 담배 광고가 걸려있었다.

특히 이처럼 화려한 담배 광고를 청소년들이 편의점 내부 뿐 아니라 밖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 대상 편의점의 90.1%(136개)에서 담배 광고의 외부 노출이 확인됐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제9조 4)은 ‘담배 광고는 지정소매인 영업소 내부에서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광고물을 전시·부착할 수 있다. 다만, 영업소 외부에 광고 내용이 보이게 전시·부착하는 경우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의 대부분이 담배 광고 관련 법을 어기고 있다는 얘기이다.

또 껌·과자를 포함해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물품과 담배 광고와의 거리를 재보니, 82.8%(125개)의 편의점에서 측정값이 불과 10㎝에 불과했다. 편의점에서 청소년들이 물건을 살 때마다 거의 매번 바로 코 앞에서 담배 광고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분석을 주도한 김철환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교수는 “청소년을 담배로부터 보호하려면 담배 광고 외부 노출에 대한 보건당국과 경찰·검찰의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 내부 담배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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