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줄고 월세 오르고 빚 쌓이고…자영업 폐업속출

손님 줄고 월세 오르고 빚 쌓이고…자영업 폐업속출

입력 2014-01-06 00:00
수정 2014-01-0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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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가구 금융안전성 우려 커져

올해 한국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영업부진에 울상이다.

실제 각종 경제 지표만 봐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경제적 고충은 크다.

수입은 예전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데 아르바이트 학생 인건비, 임대료 등 지출은 늘고 있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다.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바생 최저임금 오른다니 걱정”

이모(31)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편의점을 운영한다.

이 편의점에서는 이른바 ‘알바생’(아르바이트생) 6명이 주중 3교대, 주말 3교대로 일한다. 낮에는 보통 이씨와 알바생 1명이 같이 일을 하고, 밤이나 새벽에는 알바생이 편의점을 지킨다.

지난달 이 편의점의 매출은 약 4천500만원이었다. 여기에서 상품 비용과 본사에 내는 금액 등을 빼면 600만원이 남는다.

600만원에서 다시 점포 월세의 절반인 95만원(나머지 절반은 본사 부담)과 인건비 300만원, 상가 관리비 20만원을 내야 한다.

그래서 이씨의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안 된다.

요즘 이씨의 제일 큰 고민은 지난해 4천860원에서 올해 5천210원으로 오른 시간당 최저임금이다.

그는 작년에도 최저임금 위반 단속에 걸릴 위험을 감수해가며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낮 4천400원, 밤 4천800원의 시급을 줬다.

올해도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줄 자신은 없지만 어느 정도는 올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다.

이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상폭에 울고 웃는 것이 영세 자영업자의 현실”이라며 “지금은 그나마 신혼이어서 그런대로 살지만, 아이가 생기면 생활이 정말 빠듯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씨 같은 자영업자가 겪는 고통은 금융부채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말 38.3%에서 2009년 말 30.0%, 2013년 3월 말 27.2% 등 줄었다. 전체 가계부채 중 자영업자 대출의 비중은 2010년 말 36%, 2011년 말 38%, 2012년 3월 말 39%로 상승했다.

유정완 KB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자영업자 비중은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자영업자의 대출은 늘어 자영업 가구의 금융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결국 폐업에 이르기도

실제로 적지않은 자영업자가 빚 갚기에 바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득 3분위 자영업자의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말 18.2%로 임금근로자 평균(11.7%)보다 훨씬 높다.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은 지난해 3월 말 평균 1억2천만원으로, 임금근로자(4천만원)의 3배에 달했다.

자영업자는 부채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부채의 질도 나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대출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 대출 비중이 39.3%로 임금근로자(21.3%)보다 크다.

은행과 제2금융권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10년 말 0.84%에서 지난해 3월 말 1.34%로 높아졌다.

이처럼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자영업자 수도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자영업자는 566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천명 줄었다. 전체 취업자는 같은 기간 58만8천명(2천494만1천명→2천553만명)이 늘고 고용률은 0.7%포인트(59.7%→60.4%) 상승했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매월 3만명씩 증가하는 것도 최근 눈에 띄는 흐름이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베이비부머 자영업자의 대출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3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베이비부머 자영업자가 주로 뛰어드는 업종은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에 편중되고 규모도 영세해 돈을 벌어 이자를 갚기도 버거울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년 이내에 폐업한 자영업자는 18.5%였고 3년 이내에 폐업한 곳은 46.9%였다. 특히 음식점은 3년 이내 폐업하는 경우가 52.2%나 됐다.

◇경쟁 심해지고, 손님 씀씀이는 줄고

자영업자들은 돈벌이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로 ‘과밀화’를 꼽고 있다.

편의점을 하는 이씨는 “원래는 반경 200m 내 경쟁 편의점이 두 곳이었지만 최근 한 곳 더 늘었다”며 “지금 당장 매출 감소액을 산출할 수는 없지만 연간으로는 10% 이상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집계를 보면 서울시에서 미용실은 1㎢당 평균 35.95개가 입점해 있고, 일반교과 학원은 12.6개, 치킨점 6.3개, 제과점은 5.1개가 몰려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특별한 재주가 없는 한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은 갈수록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씀씀이’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에도 -0.1%로,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조를 잇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4∼7월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1만49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이지만 점포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빼고 남는 영업이익은 187만원에 불과했다.

압도적인 다수(82.6%)가 창업 이유로 ‘생계유지를 위해’를 꼽았지만, 대출 상환 부담 등을 고려하면 수중에 남는 돈이 너무 부족한 셈이다.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개인사업자 221만5천754명이 월소득을 100만원 미만으로 신고했다. 전체 개인사업자(395만6천702명)의 5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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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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