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CJ 주가조작 혐의 조사 착수

금감원, CJ 주가조작 혐의 조사 착수

입력 2013-05-26 00:00
수정 2013-05-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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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일가 자사주 매매과정 조사

금융감독원이 CJ그룹의 외국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가 ‘검은 머리 외국인’ 행세를 하며 자사주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하거나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는지 살펴보려는 것이다.

검찰의 탈세 수사와 별도로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가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 회장 등이 외국에 개설된한 차명계좌 비자금을 동원해 국내 계열사들의 주식을 사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외비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거뒀다면 기업의 기술개발, 계약 등에 관한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놓은 뒤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사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주가 규모가 커서 시세를 조정하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주가조작보다는 미공개정보 이용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혐의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CJ그룹 계열사에 대한 외국인의 수상한 투자 자금 흐름과 관련 기업들에 대한 공시정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금감원이 외국인 투자 자금을 조사하는 것은 이 회장 등이 외국에 조성된 국외비자금으로 국내 주식을 샀다면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한 채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추종매매 경향이 강해 외국인이 특정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주가가 쉽게 오른다는 점을 노려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띄운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 채권에 투자할 때는 금감원에 외국인 투자등록을 한 뒤 거래를 하는데 투자자의 위장신분이 드러나진 않는다.

국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외국법인을 통해 우회 거래를 하면 투자 자체가 한국인이라도 외국인 거래로 분류된다.

CJ의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은 2007년 초 18.97%로 시작해 10월 말 23.91%로 높아졌다가 그해 말에는 22.24%로 다시 낮아졌다. 2007년은 CJ가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시작한 시기다. 이달 24일 현재 CJ의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은 20.68%다.

또 계열사들에 대한 호재성 정보를 획득하기 쉬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외국인 신분으로 주식을 사들인 뒤 되팔아 부당이득을 챙겼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가 솔직하게 밝히지 않는 한 선량한 외국인 투자자인지 검은 머리 외국인인지 구분할 방법은 없다”며 “이번처럼 사건이 터진 뒤에는 자금 흐름을 역추적하는 조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금감원 조사는 검찰의 탈세 중심 수사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아직 CJ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금감원에 자료를 요청한 것은 없다. 검찰은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CJ 주식 거래내역을 확보한 상태다.

CJ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중대사건으로 분류, ‘패스트트랙’을 통해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개입할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주가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는 조사·심리기관협의회에서 중대사건, 중요사건, 일반사건으로 구분해 처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대사건은 사안의 중요성과 함께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신속성이 필요한 사건이 돼야 한다”며 “CJ 사건을 조심협의 논의 대상에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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