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관세청 과세정보 공유 문제로 갈등 조짐

국세청·관세청 과세정보 공유 문제로 갈등 조짐

입력 2013-04-03 00:00
수정 2013-04-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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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관세청 일방 행보에 심기 불편

양대 과세 당국인 국세청과 관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을 두고 갈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이 3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3년도 업무추진계획’에서 부처 간 협업 과제로 국세청과의 과세정보 공유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열음이 생겼다.

관세청은 “관세조사는 수입 비중이 크고 국내외 본·지사 간 거래 등을 이용하는 무역업체가 주요대상으로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무역업체가 국세청에 정기제출하는 세적자료 등은 세원발굴에 중요한 정보”라며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세청에서 받는 자료가 극히 제한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해 세원을 포착하는 데 활용도가 낮다는 판단도 했다.

국세청이 그동안 제대로 된 자료를 주지 않아 세원 발굴이 어렵고 세수 증대에 한계가 있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관세청은 해법으로 정상가격 산출방법 신고서, 국외출자 명세서 등 25종의 정보교환을 요구하고 협의체를 운영해 정보공유 인프라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4월 공유정보 활용도 제고방안 연구, 5월 상호 보유정보 및 필요정보 확인·발굴, 분기별 협의회 추진, 연내 과세정보 공유 근거규정 보완 등 구체적인 과제 추진일정도 내놨다.

관세청의 이런 구애에도 국세청 업무보고 자료에는 해당 내용이 한 줄도 없었다.

국세청은 부처 간 협업과제로 금융위원회와 논의할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거래 정보의 활용 확대, 한국석유관리원·경찰과의 가짜 석유 정보 공유 및 활용, 교육부와의 든든학자금 상환제도 안정적 정착 등을 제시했다.

국세청은 관세청의 태도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세정보 공유확대는 오늘 자료를 보고 처음 알았다. 사전에 일언반구도 없이 이런 내용을 업무보고에 올리면 압박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세무조사 개별자료는 국세기본법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자료 유출,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어느 기관에도 제공하지 않는다. 국세청이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는 조사대상의 개별정보를 제외한 통계자료가 대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관세청에 세무 자료를 주면 많은 국가기관이 요구할 텐데 감당할 수 없다”며 “협의 요청이 들어오면 응하겠지만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일각에서는 백운찬 청장의 취임 이후 지하경제 양성화를 타깃으로 한 관세청의 행보가 너무 빨라 엇박자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징세보다는 국경관리가 본연의 업무인 관세청이 갑작스레 관세조사 비율을 높이는 등 지하경제 양성화에 주력해 5년간 10조원 가까운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나선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FTA의 확대로 관세수입 부족이 불가피하다고 말해오던 관세청이 세수를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하자 수출입업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청 측은 국세청의 반응에 대해 “그간 관행이었던 관세 탈세 분야를 재정비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국정에 협력해야 할 기관이 지나치게 폐쇄적인 것 같다”고 역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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