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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에서는 공사해서 남는 게 없어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 많은 인력을 놀릴 수도 없고….”(A 대형건설업체 사장) “공사가 끝나갈 때쯤엔 손해가 났다며 공사비를 더 달라는 하청업체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수도권 B 중소건설사 대표)
9일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4월 2일부터 20일까지 상위 300개 건설사 및 대표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85%가 공사비 수준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또 최근 1년간 수행한 공사 중에 적자가 예상되는 공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51%가 ‘있다’고 답했다. 최저가 대상 공사의 경우는 응답자의 52%가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년간 수행한 공공공사에서는 설문대상 업체의 95%가 이윤 없이 공사를 했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50%는 일반관리비조차 확보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히는 등 손해보는 현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최저가 대상 공사 평균 낙찰률(낙찰금액을 예정가로 나눈 비율)이 72~73% 선이었다. 지난해 9월 발주한 새만금지구 산업단지 2공구는 낙찰률이 54.9%였다.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건설업체들이 무리하게 수주를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적과 인력 활용 문제. 수주를 하지 않으면 외형이 줄어들고, 인력이나 장비를 묵혀두면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임기 3년 동안 외형이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적자를 2~3년 나눠서 반영하면 표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누적되면 회사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하청업체도 일감 확보차원에서 저가로 수주를 하지만 결국은 손해가 나 부도를 내고 쓰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하청업체는 저가로 수주했다가 손해가 나자 원청업체의 약점을 잡고 공사비를 더 달라고 협박한 경우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원로는 “최저가 제도를 한 10년 지속해서 무리하게 공사를 따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든지, 아니면 최저가의 취지도 살리면서 적정 공사비를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이루든지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상황이 지속되면 건설업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부실 공사의 우려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12-05-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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