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지향 주택개발’ 주거환경 악화 우려

‘축소지향 주택개발’ 주거환경 악화 우려

입력 2011-07-05 00:00
수정 2011-07-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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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주택정책 뜯어보니

‘작은 것은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

소규모 블록 단위로 노후 주택단지를 재개발하고 ‘자투리땅’을 활용해 보금자리주택을 짓는 정부의 새로운 주택 정책 변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축소 지향의 변화만 보이고 거시적인 대안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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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추진 속도는 빨라질 듯

4일 국토해양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부지를 한꺼번에 개발하는 현행 뉴타운 방식은 개발 기간이 길고 정착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블록 단위로 재개발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30~100가구 규모의 저층 주거단지 위주의 재생사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다. 권 장관은 아예 “앞으로는 뉴타운과 같은 대규모 정비 사업만 고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4일부터 시행되는 보금자리주택 업무 처리 지침 개정안을 통해 30만㎡ 미만의 소형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동안 대규모 뉴타운식 재개발은 집값이 상승하고 저소득 주민의 재정착률이 낮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기반시설을 확충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아 왔다. 주민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소규모 보금자리주택지구 육성은 추후 보금자리주택의 주거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좁은 도로에 인접한 소규모 주거지는 높이 제한 등으로 실용적인 건축이 어렵고 주차장, 어린이 놀이터 등에 대한 주택건설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현재도 부실한 보금자리지구 인근의 광역 교통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과 개발이 마구잡이 개발(난개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2005년 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강북 광역·공영 개발과 뉴타운 등 이른바 ‘도심 광역 재개발’을 추후 정부의 도시 정비 표준으로 제시했다. 개발 구역을 최소 49만 5000㎡(15만평)로 넓혀 광역화하고 공공 부문이 시행하는 재개발 사업지에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반시설 개선효과는 제한적

당시 정부는 광역 개발의 당위성으로 그동안 재개발 면적이 작아 기반시설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과거 업계에서도 99만㎡ 규모로 이뤄지던 수도권 토지 구획 정리 사업에서 기반시설 개선이 부족했다면서 오히려 더 큰 규모의 광역 개발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소규모 개발을 선택할 때 기반시설 확보의 어려움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인접 구역 간 패턴이 맞지 않으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존 뉴타운식 개발과 소규모 개발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도시 정비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쪽을 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도심 정비 사업이 부각되는 것은 ‘조삼모사’식 정책 변화라는 비난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택 전문가는 “정부는 그동안 민간·소규모 개발의 단점을 보완한다며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관 주도의 뉴타운 개발을 추진해 왔다.”면서 “소규모 정비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그동안의 태도를 급작스럽게 180도 틀어버린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또 8·31대책에 “민간 재개발은 강제성이 없어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도심 주거 개선에 공공 부문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근본 인식”이라는 설명을 담았으나 불과 6년도 안 돼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난개발 문제 되면 정책 또 바뀔 것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는 “정부 정책의 ‘소규모화’는 초점을 이동하겠다는 뜻”이라며 “올해 초 나온 서울시의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을 상당 부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대표는 “어차피 재개발 관련 정부 정책은 반복되는 측면이 많아 추후 소규모 개발의 단점인 난개발 문제가 제기되면 다시 기반시설 확대 쪽으로 방향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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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07-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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