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단 결정 무효…사법부 판단 희망”

현대그룹 “채권단 결정 무효…사법부 판단 희망”

입력 2010-12-21 00:00
수정 2010-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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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20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현대건설에 대한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을 결정하자 이는 업무상 배임죄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현대그룹은 채권단 발표 직후 낸 입장자료에서 “불법적 폭거” “다른 목적을 위해 준비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라는 말을 써가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현대그룹은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다음날부터 인수절차 방해를 목적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의혹제기와 압력행사가 시작됐고, 이에 흔들린 채권단은 자신들이 결정한 사항을 뒤집기 시작했다”며 “채권단은 양해각서 조건을 스스로 변경했고, 법과 양해각서(MOU) 및 입찰규정에도 없는 대출계약서 및 부속서류 제출을 요구했으며, 자금소명이 불충분하다는 황당한 주장에 근거해 양해각서(MOU)를 해지하기로 한 것은 법과 MOU 및 입찰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의 패자인 현대차그룹의 막무가내식 생떼와 막가파식 협박에 채권단이 굴복해 공정성을 잃어버린 결의를 한 것은 법과 규정을 무시한 사상 초유의 사태로 현대차에 대한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은 인수합병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법적인 폭거이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로써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그룹은 MOU상의 ‘신의성실 원칙’을 거론하면서 “정밀실사와 주식매매 가격에 대한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최종 주식매매계약서(SPA) 안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운영위원회가 SPA 체결안을 상정하고 SPA 체결거부를 결의한 것은 MOU 규정과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라며 거듭 무효를 주장했다.

현대그룹은 “MOU 체결 이후 일부 채권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은 주도적으로 이미 정해진 절차와 규정이 있음에도 ‘승자의 저주’ ‘자금의 투명성’이라는 황당한 주장에 근거해 MOU 해지를 정당화하더니, 현대그룹보다 입찰금액이 적은 현대차에게 인수자격을 넘기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죄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고 채권단은 물론 금융당국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현대그룹은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으로 현대그룹의 배타적 우선협상자의 지위가 재차 확인되길 희망한다”고 밝혀 채권단의 결정과 무관하게 끝까지 법적 조치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에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만을 박탈했을 뿐 아직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한 듯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채권단이 법과 입찰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해주길 기대한다”는 짤막한 공식 입장만을 내놨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했을 뿐 아직 다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진행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되길 바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채권단이 중재하기로 한 것과 관련, “아직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채권단이 현대상선 경영권 보장을 위한 중재를 거론한 것은 사실상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가 없다며 향후 채권단과의 인수 협상 과정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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