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은빛주먹 16년만에 희망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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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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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복서’ 한순철 60㎏급 은메달

“올림픽 마지막을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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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왼쪽·우크라이나)와 함께 은메달을 깨물며 웃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왼쪽·우크라이나)와 함께 은메달을 깨물며 웃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순철(28·서울시청)은 못내 아쉬워했다. 12일 런던 액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전.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순철의 머릿속에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워낙 강했다.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2위인 바실 로마첸코(24·우크라이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페더웨이트급 금메달에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쥔 강호 중의 강호였다.

24년 만에 올림픽 복싱 금메달을 꿈꾸던 한순철이 12일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진 뒤 퇴장하며 응원단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4년 만에 올림픽 복싱 금메달을 꿈꾸던 한순철이 12일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진 뒤 퇴장하며 응원단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순철은 “지레 겁을 먹었다.”고 했다. “이전 경기처럼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으나 겁을 먹어 뒤로 빠졌다. 내주지 말아야 할 점수를 많이 내줬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경기 내내 끌려갔다. 1라운드(3분) 로마첸코의 기습적인 원투 스트레이트에 안면을 계속 얻어맞아 2-7로 끌려갔다. 2라운드에서도 반격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는 빈틈이 없었다. 5-11로 조금 따라가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승배 감독이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지만 한순철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았다. 흥분해서 덤벼들기만 했다. 로마첸코는 여유 있게 한순철을 따돌렸다. 결국 9-19로 완패했다. 상대 전적도 3전 전패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 감독이 은메달을 딴 뒤 16년 만에 메달을 추가한 한순철은 그제야 가족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동안 응원해 줘서 고마웠어. 우리 딸 도이, 도이 엄마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에 가면 딸과 수영장에 놀러 가고 싶다.”는 한순철은 한국 복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경기용품부터 다른 종목보다 지원이 부족하다. 연맹 회장님도 자주 바뀌니까 선수들 입장에서도 안정이 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기술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국제대회 경험만 보완하면 다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순철은 후배 신종훈(23·인천시청)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금메달로 종훈이를 위로해 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하다. 아직 어리고 기회도 많으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종훈이가 금메달을 꼭 딸 것”이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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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8-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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