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을 쳐라”“법치 말살”… ‘검사 탄핵’ 檢·政 30년 악연사

“내 목을 쳐라”“법치 말살”… ‘검사 탄핵’ 檢·政 30년 악연사

임주형 기자
입력 2023-11-21 02:11
수정 2023-11-21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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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탄핵발의 11건 중 10건 불발
‘보복기소’ 안동완만 헌재 심판 중
정권 바뀌어도 사법 정쟁화 계속
‘권력 견제 vs 길들이기’ 시각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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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비위 의혹’ 검사를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하면서 검찰과 정치권 간 충돌사가 조명받고 있다. 문민정부 들어 처음 추진된 정치권의 검사 탄핵은 2007년 이후 잠잠하다가 올 들어 다시 정국을 달구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막강한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라는 의견과 정치권의 ‘검찰 길들이기’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 수립 후 탄핵안은 총 23차례 발의됐는데, 이 중 11건이 검찰총장이나 검사 등 검찰에 대한 것이었다. 이 가운데 10건은 폐기되거나 부결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1건만 가결돼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검찰을 대상으로 한 탄핵 발의는 30년 전인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도언 당시 총장에 대한 발의가 시초다. 야당이던 민주당은 김 총장이 12·12 군사쿠데타 관련자들을 불기소하고 풀어 줬다며 탄핵안을 제출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1998년과 1999년에는 야당 편파 수사 등을 이유로 김태정 총장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됐지만 폐기되거나 부결됐다. 1999년과 2000년에는 박순용 총장이 선거사범 불공정 처리 등의 이유로 탄핵 대상에 올랐지만 부결됐다.

신승남 총장도 2000년과 2001년 선거사범 처리 불공정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을 사유로 탄핵 대상이 됐으나 폐기됐다. 2007년에는 이른바 ‘BBK사건’ 수사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한 것으로 지목된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는 지난 9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사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을 당시 이 총장이 나서서 “차라리 나를 탄핵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검찰은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일선 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앞세워 탄핵을 밀어붙인다면 막을 도리가 없다”며 “검찰을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고 주어진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검찰은 정치권은 물론 ‘살아 있는 권력’과도 숱하게 충돌했다. 송광수 전 총장은 청와대가 대검 중수부 폐지를 밀어붙이자 “내 목을 먼저 치라”며 반발했다. 문무일 전 총장은 2019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자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총장 시절인 2021년 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법치 말살”이라며 직을 내려놨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검사 탄핵 추진이 지난 정부 때부터 이어진 갈등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총장 탄핵 사유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미흡이 거론되는데, (문재인 정부가)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상태에서 총장 탓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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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 검사탄핵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용민 의원은 “이 총장이 편향된 발언을 이어 가며 헌법을 쉽게 위반한다”며 “탄핵 검사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장관과 이 총장에 대한 탄핵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현실성이 없다며 의견이 갈리고 있다.
2023-11-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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