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부 직파요원 무죄…검찰 간첩사건 또 헛발질

北 보위부 직파요원 무죄…검찰 간첩사건 또 헛발질

입력 2014-09-06 00:00
수정 201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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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진술서 신빙성 없다”

북한 보위사령부에서 직파돼 국내외에서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홍모(41)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관련해 유우성(34)씨가 지난 4월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검찰 수사가 거푸 ‘헛발질’을 한 셈이다. 특히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대부분 인정되지 않아 간첩 사건 수사의 문제점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김우수)는 5일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간첩·특수잠입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홍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는 선고 즉시 석방됐다.

홍씨의 자백이 범죄 혐의에 대한 유일한 직접증거인 상황에서 재판부는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작성된 조서와 검찰 조사에서 작성된 신문조서 등을 대부분 적법한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권리에 대한 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위법하게 수집되는 등 형사소송법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탈북자인 피고인이 국내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됐을 것”이라며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이 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진술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조서와 진술서가) 작성됐다고 보기 어렵고, 법정에서 앞선 진술들을 부인했다”며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정황증거들만으로는 범죄에 대한 증명력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홍씨는 선고 직후 “(검찰이) 순진한 사람을 데려다 간첩을 만들어 감옥에 처넣었다”면서 “(무죄를 선고해 준) 재판장이 믿음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증거 판단이 너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씨는 2012년 5월 보위부 공작원으로 선발된 뒤 이듬해 6월 상부 지령에 따라 북한·중국의 접경지대에서 탈북 브로커를 유인·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탈북자로 가장해 지난해 8월 국내에 잠입한 뒤 탈북자들의 동향을 탐지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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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9-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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