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은폐’ 숭의초 “서울교육청이 근거 없이 의혹만 나열” 반박

‘학교폭력 은폐’ 숭의초 “서울교육청이 근거 없이 의혹만 나열” 반박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7-12 19:47
수정 2017-08-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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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대기업 회장 손자 와 연예인 아들이 가해자로 연루된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무마 의혹 사건의 감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교육청은 숭의초가 학교폭력 발생 사실을 확인하고도 일부러 관할 교육지원청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고,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축소시킨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숭의초등학교 학교 폭력 은폐 의혹. 오른쪽은 폭행에 사용됐던 야구방망이와 비누.  연합뉴스
숭의초등학교 학교 폭력 은폐 의혹. 오른쪽은 폭행에 사용됐던 야구방망이와 비누.
연합뉴스
하지만 숭의초는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가 은폐·축소했다는 감사 결과를 이날 반박하고 나섰다. 숭의초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자료’를 통해 “교육청은 결코 폭행에 가담한 바 없다는 당사자와 목격자의 주장을 무시했다”면서 “학교가 재벌가 학생을 감싸며 사안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만 나열하고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회장 손자인 A군은 지난 4월 20일 수련회 숙소에서 ‘잠을 자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야구방망이로 때렸다. A군은 친구들과 함께 피해학생 B군을 이불 속에 넣고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은 B군을 폭행한 친구들과 함께 밤에 물을 찾던 B군에게 바나나우유 모양 용기에 담긴 물비누를 우유라며 마시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숭의초가 지난 4월 20일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난 사실을 확인하고도 고의로 보고를 지연한 정황을 확인했다. 담임교사가 이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숭의초는 그로부터 약 20일 뒤인 지난 5월 12일이 돼서야 관할 교육지원청(서울 중부교육지원청)에 보고한 것이다.

교육청은 또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바로 학교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해야 하는데도 숭의초가 지난 5월 15일에야 전담기구를 구성했고, 그동안 피해 학생에 대해 적절한 보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숭의초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피해학생 어머니가 A군을 가해자로 지목했는데도 학교가 지난달 1일 제1차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릴 때에도 가해학생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피해학생 측이 지난 5월 30일에야 A군을 가해자로 지목했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피해학생 어머니가 지난 4월 27일 교감을 만나 A군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에는 “교감이 면담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면담 이후에도 피해학생 어머니는 가해자로 (A군을 뺀) 3명만 언급했다”고 밝혔다.

숭의초는 또 학교폭력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일은 ‘단순한 실수’였다까지 말했다. 숭의초 일부 교원들은 학폭위의 회의록과 A군의 진술서를 촬영해 A군의 부모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숭의초는 “열람·등사 청구가 가능한 문건이어서 학교폭력예방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초 진술서 18장 가운데 6장을 분실한 것과 관련해 “관리 소홀과 과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공식적인 조사 문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내부 규정을 어기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학폭위에 포함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규정을 검토하지 못한 실수였을 뿐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숭의초는 이번 사건 전까지는 개교 이래 단 한번도 학폭위를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학폭위 심의가 한 건도 없었던 초등학교는 국공립은 전체의 48.3%(272개교), 사립은 66.67%(26개교)에 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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