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빚 독촉에… 친구에게 재력가 살해 청부한 서울시의원

5억 빚 독촉에… 친구에게 재력가 살해 청부한 서울시의원

입력 2014-06-30 00:00
수정 2014-06-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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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김모씨 ‘살인교사’ 구속

현직 서울시의원이 지난 3월 발생한 ‘강서구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모(67)씨를 살해하도록 친구를 사주한 혐의(살인교사)로 서울시의원 김모(44)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체포된 뒤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 상태다. 김씨와 10년지기인 팽모(44)씨는 김씨의 요청을 받고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지인의 소개로 송씨를 처음 만난 뒤 2010~2011년 여러 차례에 걸쳐 송씨에게 5억여원을 빌렸다. 김씨는 2012년 말부터 송씨가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압박하자 팽씨에게 살해를 사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팽씨는 1년여간 범행 장소를 수십 차례 드나들면서도 범행을 시도하지 못하다 김씨가 “마지막이다. 더는 못 기다린다”고 독촉하자 지난 3월 3일 0시 40분쯤 송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팽씨는 사업을 하면서 김씨에게 7000만원가량 빚을 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 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도주 경로 분석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팽씨를 살해 피의자로 특정한 데 이어 팽씨의 진술과 송씨 사무실에서 발견된 김씨 명의의 5억여원짜리 차용증을 토대로 김씨를 살인교사 피의자로 특정했다.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 1년 6개월 전부터 김씨와 범행을 모의했다고 진술했다.

송씨와 가깝게 지내던 김씨는 사전에 송씨의 일정과 출퇴근 시간, 동선 등을 시간대별로 자세히 파악한 뒤 팽씨가 흔적을 남기지 않고 범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방침을 지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팽씨는 범행 당일 인천에서 강서구 내발산동 범행 장소로 오면서 택시를 수차례 갈아탔다. 범행 이후에도 택시를 다섯 차례나 갈아타면서 인천의 한 야산으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없애기도 했다.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사건 발생 2주가 지나서야 팽씨를 피의자로 특정했으나 팽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하고 중국공안과 공조 수사를 폈다. 팽씨는 지난 5월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팽씨는 공안에 붙잡히자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 사실을 알렸지만 김씨로부터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송씨가 써 달라고 해서 써 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송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며 살인교사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구치소에 있던 팽씨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팽씨가 송씨를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김씨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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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6-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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