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가 콜택시냐” 신분증 챙겨주고 수험생 호송하고…경찰들 ‘갑론을박’

“경찰차가 콜택시냐” 신분증 챙겨주고 수험생 호송하고…경찰들 ‘갑론을박’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4-11-15 09:44
수정 2024-11-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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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전북자치도교육청 전주지구 제8시험장이 마련된 전주영생고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2024.11.14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전북자치도교육청 전주지구 제8시험장이 마련된 전주영생고등학교 앞에서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2024.11.14 연합뉴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마다 등장하는 경찰의 수험생 지원 에피소드는 올해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2025학년도 수능에서 경찰은 수험생 호송 등 187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경찰차로 수험생 태워주기가 1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험표 찾아주기 9건, 에스코트 3건 등이 있었다.

1년에 한 번, 그리고 학생들의 12년 공부 성과를 보여주는 시험인 만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라는 시선도 있지만, 직무집행 범위를 벗어났다는 반론이 경찰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수험생 호송이 이제 경찰 전통 업무냐”, “긴급신고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현직 경찰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관들은 “우리가 콜택시냐”, “돈도, 가오(폼)도, 자존심도 없다”라는 등의 자조 섞인 반응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선 경찰관은 연합뉴스에 “수능이 아닌 다른 중요한 시험의 수험생들이 경찰에 특정 편의를 요구하지 않듯이 결국 본인 책임의 문제”라며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경찰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한 경찰관은 “오래 고생하는 일도 아니고 아침 잠깐인데 경찰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수험생 수송한다고 도둑을 안 잡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된 경찰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나 범죄 예방 및 수사, 교통 단속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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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12지구 제22시험장인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 탑승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11.14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12지구 제22시험장인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 탑승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11.14 뉴스1


경찰은 수능 당일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 2772명, 기동대 1417명, 지역경찰 2130명, 모범운전자 5024명 등 인력 1만 1343명과 순찰자 2089대, 경찰오토바이 349대, 행정차량 109대 등 차량 2547대를 투입해 교통 관리를 실시했다.

서울 여의도고에서는 경찰들의 ‘신분증 배달 작전’이 펼쳐졌다. 한 남학생이 신분증을 두고 입실해 부모님에게 갖다달라고 했는데, 의사소통 오류로 부모님이 여의도고가 아닌 여의도여고로 간 것이다. 부모님이 경찰에게 연락해 신분증을 여의도고로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는 한 수험생이 경기남부보훈지청 앞에서 “학교에 잘못 왔다”며 112에 신고했다. 수원중부경찰서 장안문지구대는 즉시 순찰차를 출동시켜 이 학생을 태운 뒤 1.7㎞를 달려 시험장까지 안전하게 수송했다.

안양시 동안구의 수험생 학부모는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가 수험표를 안 가지고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서 수험표와 신분증을 건네받아 9.8㎞ 떨어진 시험장으로 가 학교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만한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경찰관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유형의 일은 아니다”라며 “경찰이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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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민 편의라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일부 타당성도 있기는 하다”며 경찰과 시민이 함께 공감할 업무 범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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