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이 ‘치과역’으로… 지하철 역명 판매에 “적자난 해소” vs “공공성 훼손”[생각나눔]

‘강남역’이 ‘치과역’으로… 지하철 역명 판매에 “적자난 해소” vs “공공성 훼손”[생각나눔]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4-08-14 19:36
수정 2024-08-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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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 앞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 앞이 퇴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지하철 역명 판매에 대한 적절성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하철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는 부대 수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공공재인 지하철 역명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건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부터 ‘역명 병기 유상 판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지하철 역명에 부역명을 병행 표기하도록 하는 것으로, 출입구·안전문·승강장 역명판은 물론 하차 안내방송에도 함께 표기된다.

지하철역 반경 1㎞ 이내에 있는 기업체나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데, 역명을 낙찰받으면 계약 기간 3년간 통상적으로 1억~3억원 정도를 낸다. 지난 12일에는 2호선 강남역 역명을 11억 11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로 낙찰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비 기간 60일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강남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의원)’으로도 표기된다.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에서 역명을 판매하는 이유는 만성 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부대 수입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2020년 1조 1137억원이라는 서울지하철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하반기 지하철 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적자가 5173억원에 달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역명 병기 사업 시행 이후 올해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약 181억원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교통공사 외에도 한국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대구교통공사도 역명 유상 병기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에 역명과 무관한 기업의 이름을 함께 적는 것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역이 주는 상징성, 승객이 받을 혼란 등도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서울지하철 1~8호선 역명 병기 35개 역사 중에서 기업체(13개)와 의료기관(11개)은 전체의 약 68.5%를 차지했다. 학교(5개)와 다중이용시설(5개), 공공기관(1개)은 숫자가 적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하철은 공공의 자산인데 현재대로라면 민간 기업체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요금 현실화 외에도 무임승차 같은 노령자 우대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적자난 해소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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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장의 부대 수입 창출원을 없애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을 포함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인도 델리 지하철 등에서도 유사한 사업을 하는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내년 사업에서는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고 지역의 대표성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강화된 기준을 도입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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