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 못 하는 MZ, 밑바닥엔 사회적 고립감”

“의존 못 하는 MZ, 밑바닥엔 사회적 고립감”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22-12-27 20:44
수정 2022-12-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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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상담파트너 성수란씨

“한 개인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좌절·공감 기회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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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란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상담파트너
성수란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상담파트너
“‘내가 뭘 고쳐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상담을 신청한 청년들이 ‘나 이대로도 괜찮구나’라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코로나19, 취업난 등으로 우울·불안감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마음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심리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숨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모집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에는 올 한 해만 총 7000여명이 참여했다.

2020년부터 서울시 청년상담파트너로 활동하는 성수란(53)씨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 때만 해도 힘들면 서로 의지하고 으으 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요즘 젊은층은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했던 성씨는 상담심리사로 활동하다가 청년들의 취업·직장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고자 청년상담파트너에 지원했다. 성씨를 포함해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 등 178명이 상담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성씨가 이 사업을 통해 만난 100여명의 청년들은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을 곧 ‘남에게 피해를 주는 나약한 행동’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는 “사회구조적으로 건강하게 의존할 수 있는 체계가 없어진 데다 코로나19가 이런 현상을 더 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개인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좌절’과 ‘공감’을 경험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이 공통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은 취업,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등이다. 그는 “밑바닥엔 불안감이 존재해 정서 조절이 어렵거나 대인관계를 힘들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세대 간 격차와 사회적 고립감도 자리하고 있었다. 상담을 마친 청년들은 자신을 온전히 돌아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성씨는 “상담사가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이런 것을 힘들어하고 있구나’ 느끼는 순간 저절로 힘을 내고 해결책을 찾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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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는 올해 우수 상담사로 선정돼 지난 16일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튜브를 던져 주면 알아서 헤엄쳐 나오듯이 힘들어하는 청년들 옆에 있어 줄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2022-12-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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