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가 모여 ‘쿵쿵쿵’…명절 층간소음 어떻게 막을까

삼대가 모여 ‘쿵쿵쿵’…명절 층간소음 어떻게 막을까

유대근 기자
입력 2022-01-30 10:00
수정 2022-0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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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으로까지 이어진 비극
날선 말 오가다 보면 감정 상해
층간소음 전문가 차상곤 소장의 ‘팁’
“아랫집에 층간소음 예상 시간 알리고
무작정 찾아올라가는 것 참아야”
9년 전 설 연휴 첫날이던 2013년 2월 9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30대인 형제 2명이 A씨로부터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여자친구 집에 머물던 A씨는 명절을 맞아 부모 댁에 모인 윗집 가족들이 시끄럽다고 느껴 말다툼을 하다가 두 형제를 화단으로 불러내 흉기로 찔렀다. 이 여파로 당뇨로 투병 중이던 형제의 아버지마저 사건 발생 19일 만에 사망했다. A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명절에 층간소음 30% 증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면목동 층간소음 살인사건’은 극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그 시작은 보통의 층간소음 충돌과 다르지 않았다. A씨와 여자친구는 윗집에서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소리에 잔뜩 예민해져 있었고, 윗집 가족들도 아이를 앉혀놓는 등 나름대로 조심했지만 날선 말이 오가다가 감정이 격해져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여 편히 쉬어야 할 명절에 벌어진 사건이라 더욱 비극적이었다.

실제 명절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이 더 많아진다. 층간소음 피해를 소호하는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윗집에 삼대가 사는데 명절이 무섭다’거나 ‘코로나19 탓에 여행도 못 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데 층간소음이 걱정된다’는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가 2014년 추석과 2015년 설, 2015년 추석 전후 20일간 층간소음 민원을 비교한 결과 연휴 후에 민원이 약 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에 갈등이 쌓였다가 연휴가 끝난 뒤 곧바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집집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니 ‘발망치’(걷거나 뛸 때 나는 소음) 소리가 커지는데다 평소에 중재 역할을 하는 아파트 관리실 직원들도 쉬기에 충돌이 더 격화할 수 있다.

●차상곤 소장 “층간소음 피해 호소하면 일단 받아들여야”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0년차 층간소음 전문가이자 책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황소북스)의 저자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에게 30일 물었다. 차 소장은 우선 윗집에서 해야 할 일을 강조했다. 그는 “아랫집에서 소음 피해를 호소하면 윗집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더라도 일단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정도도 못 참아?’라는 심리로 언쟁을 시작하면 갈등을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 소장은 구체적으로 소음이 언제 발생할지 아랫집에 미리 알려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설 당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친지들이 우리집을 찾을 예정이라 다소 시끄러울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고지하라는 것이다. 차 소장은 “같은 정도의 소음이라도 미리 인지한 상태에서 듣게 된다면 조금 더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바닥에 매트를 깔거나 슬리퍼를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매트를 까는 것으로 성인의 발소음을 줄일 수 있지만, 아이들이 뛸 때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막기 어렵다고 했다. 대신 매트를 깐 사진을 찍어서 아랫집에 보여줌으로써 층간소음 예방 노력을 했음을 강조할 수 있다. 차 소장은 “층간소음이 오래가면 감정의 문제가 되기에 피해본 쪽의 마음을 달래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랫집에서도 층간소음이 들렸을 때 무작정 찾아가 문 두드리기보다 인터폰을 통해 소통해보는 게 낫다. 감정이 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차 소장은 “층간소음 피해를 본지 6개월 이내면 윗집과 직접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지만, 1년이 넘어가면 감정 문제가 되기에 아파트 관리소 등 3자의 중재를 청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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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음이 들린다고 무작정 윗집에서 들리는 소리라고 확신하는 것도 위험하다. 차 소장은 “현장에서 조사해보면 바로 윗집에서 오는 소음이 65% 정도”라면서 “나머지는 아랫집에서 올라오거나 윗윗집에서 내려오거나 옆집에서 건너오는 소음”이라고 말했다. 바닥에 누워 진동이 느껴지면 아랫집에서 오는 소음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차 소장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연휴 동안 당직하는 직원에게 층간소음 관련 업무를 충분히 설명하고, 충돌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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