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도시’ 세종시 공직비리수사 실종…청렴해서-봐줘서?

‘공무원 도시’ 세종시 공직비리수사 실종…청렴해서-봐줘서?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2-01-22 11:00
수정 2022-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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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해서, 아니면 같은 공무원이라 눈감아줘서?”

‘공무원 도시’ 세종시에서 공직비리 수사가 장기간 실종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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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중앙공원과 인공호수 뒤로 첨단 빌딩들이 병풍처럼 줄지어 서 있다. 이천열 기자
세종시 중앙공원과 인공호수 뒤로 첨단 빌딩들이 병풍처럼 줄지어 서 있다. 이천열 기자
22일 세종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6월 개청한 그 해 3428건에 이어 2020년 6279건, 지난해 5959건으로 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 이 중에 살인, 절도, 강도, 강간, 폭력 등 5대 범죄는 2020년 1841건에서 지난해 2001건으로 약간 증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5대 범죄 중 폭력과 절도가 가장 많고, 공무원이 저지른 범죄는 많지 않다”고 했다.

공직 비리 수사는 아예 사라진 상태다. 지난해 초 떠들썩했던 세종시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부동산 투기 연루 공무원 수사도 ‘태산명동서일필’(태산이 떠나갈 듯 요란했지만 뛰어나온 건 쥐 한마리)로 끝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로 들끓는 여론에 몇년 사이 세종시에서 거의 유일한 공직비리 수사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윤병근 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당시 공직자 부동산 수사는 농지법 위반으로 6명을 검찰에 송치했을 뿐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는 송치하지 못했다. 이태환 시의회 의장도 ‘내부정보 이용’을 입증하지 못해 불송치했다”면서 “직무 관련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공무원 봐주기 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어머니가 2016년 6월 조치원읍에서 6억 4500만원에 매입한 땅이 20억원 넘게 올랐다. 앞서 김원식 시의원도 부인이 2015년 3월 이 의장 땅 주변 토지를 5억 4875만원에 매입한 뒤 20억원 넘게 급등했다. 둘 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일 때 땅을 사들여 ‘내부정보 이용’ 의혹으로 부패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받았다.

또 6급 부부와 4급(서기관) 동생 등 세종시 공무원가족 3명이 스마트국가산단 지정 6개월 전인 2018년 2월쯤 연서면 와촌리 토지를 매입해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입건됐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검찰이 2016년 10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불법 전매한 중앙부처 및 지방공무원 31명을 기소한 것과 대조된다. 수사기관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주변 토지를 매입한 경기도 전 공무원에 대해 “현직 때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취득,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기소해 법원에서 “이런 공직자는 엄벌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최근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게한 사례와도 차이가 난다.

성은정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무원이 많이 청렴해졌지만 적발된 사건 연루 공직자들이 무혐의 처리되는 등 수사 결과가 시원치 않다”면서 “제도적인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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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주변 출입문 앞에는 국민들의 각종 구호와 요구가 빗발친다. 이천열 기자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주변 출입문 앞에는 국민들의 각종 구호와 요구가 빗발친다. 이천열 기자
세종시는 중앙·지방공무원과 가족, 관련 기관 종사자까지 합치면 인구 37만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장과 국회의원, 시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일색이고, 인구 등이 소규모여서 ‘한 동네 식구’라는 정서가 아직 남아 사실상 뚜렷한 감시·견제 세력 및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있는 데다 경찰 출신이 다수 포진한 경찰자치위원회 출범으로 지자체 눈치를 보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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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선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공직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첩보 등 접근성을 높여 공직자 비리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며 “인지수사가 어려우면 고소고발 사건이라도 면밀히 살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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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사. 세종시 제공
세종시청사. 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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