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업’ 전액 삭감… 서울시 첫 준예산 사태 맞나

‘오세훈 사업’ 전액 삭감… 서울시 첫 준예산 사태 맞나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1-12-02 22:34
수정 2021-12-03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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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청년 대중교통비 등 ‘예산 0원’
마을공동체 등 박원순 사업은 되살려
시의회 예산 심의권만 있어 증액 못해
법적 분쟁 전망 속 오늘 예산특위 심사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예산 싸움이 여야의 국회 예산 싸움보다 더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시의회의 각 상임위원회는 서울시가 편성 단계에서 대폭 삭감했던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 사업에 대한 예산을 되살리고 오 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에 대한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시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나 법적 분쟁을 예상하기도 한다.

지난 1일 시의회는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비영리법인(NPO) 지원센터, 서울혁신파크 등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되살렸다. 모두 박 전 시장 시절 조성한 곳이다. 그러면서 오 시장의 주요 사업인 무료 온라인 강의 ‘서울런’ 예산 168억원,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150억원, 안심소득 시범사업 74억원, 지천 르네상스 32억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엔 시가 123억원을 삭감한 TBS(교통방송) 출연금을 되레 올해보다 13억원 늘렸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의회는 예산 심의권만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편성권을 가진 시가 제출한 예산을 삭감할 수는 있지만 시가 줄인 예산을 지자체장 동의 없이 늘릴 수는 없다. 오 시장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의회가 증액한 부분은 위법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무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상임위 단계에서 예산안 심사가 이뤄지고 있어 당장 시가 소송을 제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와 오는 16일 본회의 심의가 남아 있다. 이규환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의회가 위법하다는 것을 모르고서 예산을 증액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본회의를 앞두고 양측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준예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준예산은 내년 회계연도가 시작할 때까지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했을 경우, 올해 예산을 기준으로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올해 시의회 마지막 본회의는 오는 22일이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오 시장이 준예산을 불사하며 본인의 역점 사업을 전부 포기하기보다는 시의회와 막판에 타협할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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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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