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첫발 뗀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 제동 건다

[단독] 첫발 뗀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 제동 건다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21-11-08 20:56
수정 2021-11-0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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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기도 이어 연구용역 발주
뭇매 맞는 ‘성인지예산제’ 교훈 삼아
명확한 사업대상·지표 마련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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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시장 찾은 오세훈… 소상공인 ‘위드 코로나’ 점검
인왕시장 찾은 오세훈… 소상공인 ‘위드 코로나’ 점검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8일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 위드 코로나 지원 대책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집행할 때 노동기본권과 노동의 질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하는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리고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실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시 관계자는 “노동의 가치가 중요해진 만큼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제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인지예산제도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이 국민의 노동기본권 및 노동의 질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 이를 예산에 재반영하는 제도다. 성인지예산제도와 비슷한 구조다. 성인지예산제도는 각 예산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남성과 여성이 고르게 예산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가운데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한 곳은 아직 없다. 다만 경기도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전 의원이 정부 차원에서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서울시에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노동 관련 예산과 사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가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용하는 ‘서울형 생활임금’과 같은 제도는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기관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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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성인지예산제도의 성별영향평가처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성인지 예산에 성평등과 관련 없는 사업들이 대거 포함돼 비판을 받은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시 관계자는 “노동인지예산제도 자체가 생소한 분야인 만큼 도입이 결정되면 명확한 사업 대상이나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1-11-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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