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부인 측 “인권위 결정으로 ‘성범죄자’ 낙인”

고 박원순 부인 측 “인권위 결정으로 ‘성범죄자’ 낙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10-12 13:11
수정 2021-10-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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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스1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때문에 박 전 시장이 성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씨 측 소송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종환) 심리로 열린 ‘권고결정 취소’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 이같이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형사사법 기관이 아닌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이) 성범죄자라고 결정하고 발표해버린 것은 월권”이라며 “이미 망인이 돼 유리한 진술을 할 기회조차 없는 피조사자(박 전시장)를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낙인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피조사자의 무덤을 누군가 파헤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는데, (무덤을 판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성범죄를 저지르고 편안히 누워 있는 박 전 시장이 너무 미워서 그랬다’고 했다”면서 “인권위 결정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일 오후 11시 52분쯤 경남 창녕의 박 전 시장 묘소를 파헤친 혐의(분묘발굴)로 A(29)씨가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묘소 훼손 사실을 밝혔고, 체포된 뒤 “성추행범으로 나쁜 사람인데 편안하게 누워있는 게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정 변호사는 또 “증거자료를 전부 공개해 인권위가 제대로 판단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측 소송대리인은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등 기관들에 반복된 성희롱과 2차 피해에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에 관해 직권조사한 끝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을 뿐 박 전 시장이 권고 대상자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인권위 결정으로 피조사자의 배우자인 원고(강씨)의 법익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고는 완전한 제3자인 만큼 적법한 소송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적으로 제3자인 원고의 인격권이 인권위의 처분에 대해 다툴 요건인 ‘법률상 이익’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라면서 “그 부분을 먼저 심리한 다음 실체적인 부분을 심리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피해자의 폭로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인권위는 직권조사에 나섰다.

인권위는 올해 초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가 사실이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를 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서울시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 ▲성역할 고정관념에 따른 비서실 운영 관행 개선과 성평등 직무 가이드라인 마련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절차 점검과 2차 피해 관련 교육 강화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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