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투 당했다”…검찰, ‘박원순 피해자 신상공개‘ 네티즌에 징역 1년 구형

“기획미투 당했다”…검찰, ‘박원순 피해자 신상공개‘ 네티즌에 징역 1년 구형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8-23 15:38
수정 2021-08-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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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장에 마련된 성폭력 사건 피해자석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성폭력 사건 피해자석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2021.3.17 사진공동취재단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될 당시 온라인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네티즌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손정연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개명까지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고인 최모(47)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최씨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 준수 등)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지난해 8월 약 1400명 규모의 네이버 밴드와 블로그에 ‘기획미투 여비서를 고발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피해자의 실명과 근무지 등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해당 글에서 실명을 공개한 2명의 성명불상자를 고소했고, 수사 결과 이 2명은 동일인물로 드러났다.

피고인 측 정철승 변호사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 측이 두 차례 기자회견 등으로 이 사건을 이슈화시켰기 때문에 국민들은 피해자가 누군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주부인 피고인이 피해자 이름을 알게 된 통로는 웹 검색”이라며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는 가명으로 검찰에 신고하는 등 이 사건을 이슈화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실명뿐 아니라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의 근무처까지 명시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성폭력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범죄를 용인하지 않음을 판결로 보여달라”고 말했다.

피해자도 의견서를 내고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일상에서 제 이름을 쓰는 것조차 보장되지 않게 됐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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