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시설 된 호텔… 장기투숙객 내쫓아도 되나요

코로나 격리시설 된 호텔… 장기투숙객 내쫓아도 되나요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1-07-12 22:34
수정 2021-07-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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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기존 투숙객 일방적 퇴거 조치

호텔, 불황에도 숙박료 보전할 수 있어
단기 근무·파견 직원 등에게 퇴거 통보
‘울며 겨자 먹기’ 월셋집으로 숙소 옮겨

자가격리자 숙소인 이동주택 내부 모습
자가격리자 숙소인 이동주택 내부 모습
서울 을지로의 A호텔에서 장기투숙을 하며 직장에 다니는 김모(43)씨는 지난 2일 퇴근 뒤 호텔 측으로부터 당황스러운 통보를 받았다. 문 밑 틈으로 들어온 문서엔 ‘호텔이 서울시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됐으니 12일까지 방을 비우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서울 근무가 결정된 지난 2월부터 이 호텔에서 지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지금보다 더 비싸고 직장에서 먼 곳에 임시 숙소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나 국내 입국한 외국인 등의 자가격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서울시는 민간 호텔을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A호텔을 포함해 현재 임시생활시설로 운영 중인 서울의 호텔은 4곳이며, 1박당 객실료는 10만원이다. 외국인은 객실료를 개인이 부담하며 밀접접촉자 등 내국인 숙박료는 서울시에서 지불한다. 임시생활시설은 호텔 측에서 시에 신청한 뒤 심사를 거쳐 지정된다. 시는 방역 비상시국에 폭발하는 격리공간 수요를 충당할 수 있어 좋고, 중소형 호텔 입장에선 불황기에 상당한 가격으로 객실 절반 이상을 채울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씨 같은 피해자도 발생한다. 직장 밀집 지역에 있는 중소형 호텔엔 서울 단기 근무자나 파견 직원 등 1년 미만 장기 투숙객이 상당한데, 대부분 갑자기 숙소를 옮기기 위해 이전보다 나쁜 조건을 감수해야 한다. 김씨는 “따르지 않으면 방역을 방해하는 것 같아 일단 짐은 뺐지만 새 거처를 구하기 위해 연차를 사용했다”면서 “주변엔 보증금과 중개수수료 등 새로운 비용을 감수하고 월세를 구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A호텔의 경우 객실 200개 중 장기투숙객에게 퇴거를 통보한 객실은 30개다. 시 담당자는 “임시생활시설은 시와 호텔의 이익이 만나는 방역 대책이지만, 일부 고객이 불편을 감수하게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퇴거 투숙객에 대한 조치는 호텔 측이 자체 규정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혁 서울시의원, 신당동 금호중학교 앞 횡단보도 신설…27일 오후 본격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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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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