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내부 정보로 ‘토지 쇼핑’… 3기 신도시 차명거래 수두룩

공직자 내부 정보로 ‘토지 쇼핑’… 3기 신도시 차명거래 수두룩

입력 2021-06-02 18:06
수정 2021-06-0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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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 결과 보니

개발 업무 LH직원 100억대 토지 사들여
군의원·지자체장도 개발 예정지 땅 매입


전국 581개 필지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
3700억 챙긴 기획부동산 140억원 추징
신도시 예정지 땅 쪼개 팔아 거액 탈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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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김부겸 총리
고개 숙인 김부겸 총리 김부겸(앞줄 오른쪽 첫 번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 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일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의 조사 및 수사로 드러난 부동산 투기 의혹 사례는 천태만상이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비리 사례는 일반 시민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공공연하고 치밀했다.

불과 3개월간의 투기 의혹 수사에서 다양한 투기비리 사례가 적발됐다. 이날 발표된 주요 구속 사례는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비리 행태다. 한 직원은 2017년 광명·시흥사업본부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토지 5087평을 매입했다. 경찰은 이 직원을 포함해 일당 3명을 지난 4월 구속하고 103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몰수 보전 조치했다. 또 다른 LH 직원은 2015년 3월 LH 전북지부에서 ‘완주 삼봉지구 공공주택 사업’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개발정보를 이용해 사업지 내 토지 400평을 사들인 혐의로 구속됐다.

시군의원들이 내부정보로 투기 비리를 저지른 혐의도 드러났다. 경북 고령군 의원은 2019년 11월 군의회 회의를 통해 알게 된 주택단지 개발사업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 토지 698평을 사들였다가 구속과 함께 2억 2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이 몰수 보전됐다. 지자체장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 비리를 저지른 사례도 적발됐다. 2016년 7월 군수 재직 시 국토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알게 된 양구역 신설 정보를 이용해 역사 예정지 인근 토지를 매입한 전 경기 양주군수가 지난달 구속됐다. 3억 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몰수보전이 추진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9월 경기 포천시 도시철도 유치 업무를 담당한 5급 공무원은 사전정보를 이용해 역사 예정지 일대 부동산 800평을 매입했다. 이에 따라 몰수 보전된 부동산은 80억원 규모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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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직원들도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벌였다. 한 공사 직원은 2015~2018년 경북 영천시 자호천 정비사업을 담당하며 알게 된 개발정보로 주변 토지 1700평을 매입했다. 이 같은 혐의로 이 직원은 구속과 함께 4억 1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이 몰수 보전됐다.

기획부동산 사기 범죄도 드러났다. 전국 23개 지역 581개 필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다단계 방식으로 1만 4000명에게 팔아 3700억원을 챙긴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2명이 지난달 구속됐다. 추징 보전된 액수는 140억원에 이른다.

국세청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은 기획조사를 통해 적발한 부동산 개발 관련 탈세·차명거래 사례들도 공개했다. 경기 하남 교산, 광명 시흥,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예정지역 거래와 관련한 탈세 사건이다. 제조업 A사는 사주 배우자와 자녀들의 급여를 같은 직급 직원보다 수십억원 더 지급했다. 사주 가족은 이 급여에 은행 대출을 더해 하남 교산 등에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쇼핑하듯 사들였다. 회사가 특수관계인에게 인건비를 과도하게 지급해 수익을 줄여 법인세를 탈세한 것이다. 또 기획부동산업체 사주 B씨는 배우자와 직원 명의로도 여러 개 기획부동산을 운영하면서 광명, 시흥 등 신도시 예정지역 토지를 다수에게 쪼개 팔았으면서도 신고 소득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B씨는 무직자 등에게 수수료 수십억원을 준 것처럼 위장하고 실제로는 이들로부터 돈을 돌려받아 자금을 유출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국세청 특조단은 또 개발지역 부동산 거래의 자금 출처를 추적해 세금을 내지 않은 편법증여 사례도 여럿 확인했다. 금융위원회 부동산 투기 특별 금융대응반도 농업법인인 대한영농영림이 부동산 투기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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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박찬구 선임·서울 유대근 기자 ckpark@seoul.co.kr
2021-06-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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