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 대체 뭐기에

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 대체 뭐기에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1-04-10 08:24
수정 2021-04-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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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턱 없애고 색약자 배려한 색 배치 등
평균 아닌 사람도 불편함 없어야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홍보를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과 함께 만든 영상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의 한 장면.  헬로카봇유튜브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홍보를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과 함께 만든 영상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의 한 장면.
헬로카봇유튜브
#서울 중구는 최근 장충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새단장을 마쳤다고 밝혔다. 주출입구에 경사로와 안전손잡이를 설치하고 입구에 비를 가리는 돌출 지붕, 자동문을 적용했다. 모든 계단에 안전 손잡이와 미끄럼 방지 패드를 설치하고 층마다 간이의자를 배치했다.

요즘 서울 곳곳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2018년부터 서울형 유니버설디자인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는 최근 시내 전역으로 이 디자인 적용을 확대하고 홍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하면 참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유니버설디자인이 대체 뭘까. 장충경로당의 경우 사진을 보면 당연히 노인복지시설에 적용돼야 할 것들이 적용된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휠체어나 보행보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노인들이 다니려면 출입구엔 당연히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어야 하고 계단엔 층마다 잠시 쉴 수 있는 간이의자도 당연히 놓아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수많은 노인이 이용하는 시설인데 이제껏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시설엔 지금까지 입구에 계단만 있어서 걷기 불편한 노인이나 휠체어, 보행보조기 이용자는 드나드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얘기다. 왜 그랬을까. 노후된 이 건물은 지을 당시 경로당으로 쓸 목적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신체 능력, 나이 등이 평균에 가까운 사람이 쓰기에 불편함이 없게만 지어진 것이다.
서울시 디자인서울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에 나온 예시들.
서울시 디자인서울의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에 나온 예시들.
유니버설디자인은 평균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하는 걸 말한다. 1990년대에 개념이 생겼지만 아직까지 생소하다. 세상은 평균의 키와 나이에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다. 키 작은 어린이나 색약자, 휠체어에 앉은 사람, 외국인도 아무 불편함 없이 이동하고 모든 시설과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당연한 게 지금까진 당연하지 않아 왔다. 경로당 밖에도 유니버설디자인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서울시가 구로구, 금천구에 걸친 산업단지 ‘G밸리’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해 보니 입식 안내도은 휠체어 탄 사람이 내용을 자세히 살필 수 있도록 충분히 다가갈 수 없었고, 높이도 너무 높았다. 안내 표지판은 부정확하고 혼란스러웠으며 시인성이 낮았다.



서울시는 이 지역 보행안내 표지판 하단에 약 30㎝ 공간을 만들었다. 휠체어 사용자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갈 때 이 공간에 발이 들어가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주요 정보가 담긴 부분도 눈높이를 낮췄다. 보행 지도는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지하철 출구가 더 눈에 띄도록 다시 그렸다. 스마트폰이나 별도 장치 없이 시각장애인이 평소 사용하는 음향 안내 리모컨을 사용해 안내 표지판에 표시된 현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게 했다.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홍보를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과 함께 만든 영상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의 한 장면.  헬로카봇유튜브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홍보를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과 함께 만든 영상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의 한 장면.
헬로카봇유튜브
서울시는 지난 9일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카봇’과 연계해 시민에게 유니버설디자인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지난해 8월 유니버설디자인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점을 문제로 인식, 유니버설디자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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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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