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생일파티’ 남양주시장 해명에 익명 공무원 “월급받기 부끄럽다”

‘5번의 생일파티’ 남양주시장 해명에 익명 공무원 “월급받기 부끄럽다”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1-03-25 16:15
수정 2021-03-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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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쓰레기같은 변명” 지적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 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년 지방정부 우수정책·지방의회 우수조례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1급 포상을 수상 후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0.12.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조광한 경기도 남양주시 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년 지방정부 우수정책·지방의회 우수조례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1급 포상을 수상 후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0.12.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경기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5차례에 걸쳐 조광한 시장의 생일파티를 해주고 충성경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 행사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주장한 공무원의 양심선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MBC는 남양주시청 공무원들이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조 시장의 생일파티를 열고 일부는 노골적으로 조 시장을 찬양하는 영상까지 만들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남양주시청 공무원들이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생일파티를 5차례 열어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조 시장은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남양주시청 공무원들이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생일파티를 5차례 열어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조 시장은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남양주시는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한 행사였고 조 시장도 강압적인 지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 시장은 트위터에 “MBC에 분노한다. 죄가 있다면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보도 내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남양주시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 A씨는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인 ‘블라인드’에 조 시장의 “쓰레기같은 변명이 경악스럽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소속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A씨는 조 시장이 과도한 생일 축하연을 자제하도록 하고 반성할 6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쳤다며 비판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남양주시 평생교육과, 총무과, 자치행정과, 홍보기획관실, 기획예산과 등 5개 부서는 지난달 1일 조 시장의 생일을 전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다. 일부 부서는 직원들의 춤과 노래가 담긴 영상을 틀고 풍선으로 장식된 버스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청 공무원들이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생일파티를 5차례 열어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조 시장은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남양주시청 공무원들이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생일파티를 5차례 열어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조 시장은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즉각 해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조 시장은 남양주시 공무원이 모두 초대된 네이버 밴드에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참으로 서글프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그 보도는 현재 우리시의 상황을 빙산의 일각만큼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당신의 태도가 서글프다”고 꼬집었다.

‘충성경쟁’을 위한 행사에 부서 직원들을 강제 동원한 과장들을 향해서도 “정 생일파티가 하고 싶으면 혼자 들어가라”며 “부끄러움을 아는 어른이라면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자진해서 본인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으라”고 일갈했다.

A씨는 남양주 시민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지만 요즘처럼 매달 통장에 따박따박 찍히는 월급이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며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내 월급이 이따위 저질영상이나 찍고, 용비어천가나 불러대며 방청객보다 열정적으로 친 박수세례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니 한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적었다.

이어 A씨는 “남양주시 행정조직이 더는 썩어들어가지 않게 똑똑히 바라봐 달라. 우리를 구해달라”며 호소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
남양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장의 잘못을 지적하는 시민들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시장은 대우받는 자리이기보다는 봉사하는 자리”라며 “시민을 위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국민의정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64.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조 시장은 지난해 9차례 보복감사를 받았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무원 사찰 및 인권침해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하는 등 이 지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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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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