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바닥나고 할빠·할마도 지쳐… “긴급돌봄 말고 별수 있나요”

연차 바닥나고 할빠·할마도 지쳐… “긴급돌봄 말고 별수 있나요”

입력 2020-03-17 22:04
수정 2020-03-1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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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4월 개학… 긴급돌봄 이용 급증

집단 감염 우려에 등교 꺼리던 학부모들
“남편도 나도 더는 연차 쓸 상황이 안 돼”
“집에 갇혀 스마트폰만 보는 아이도 걱정”
온라인커뮤니티 등 긴급돌봄 문의 급증
일시적 육아휴직·재택근무 확대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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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을 다음달 6일로 연기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을 다음달 6일로 연기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또다시 2주 연기되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집단감염 우려로 아직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기엔 이르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지만 아이를 더는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보내도, 안 보내도 걱정”이라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17일 교육부가 초·중·고교의 개학을 4월 6일까지 2주 더 미루면서 육아 부담에 지친 맞벌이 부모들은 긴급돌봄 신청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초반에는 집단감염 등 우려로 긴급돌봄도 꺼리는 학부모가 많았다. 하지만 개학이 연기된 지난 3주간 연차를 내거나 가족과 친인척 등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해 온 육아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워킹맘 지모(41)씨는 “남편도, 나도 계속 연차를 쓸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최근 긴급돌봄을 신청했다”며 “초반보다 긴급돌봄에 다니는 아이가 늘어났고, 개학이 또 연기돼 아마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등 아이 셋을 키우는 김모(41)씨 역시 “개학 연기로 재택근무 연장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당장은 긴급돌봄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연장이 안 되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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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로 학교에 가지 못한 초등학생들이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가정집에서 에듀넷 e학습터(17개 시도 통합 초·중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로 공부하는 모습.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개학 연기로 학교에 가지 못한 초등학생들이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가정집에서 에듀넷 e학습터(17개 시도 통합 초·중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로 공부하는 모습.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학부모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긴급돌봄에 대한 문의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개학 연기 소식에 워킹맘은 좌절했다”면서 “그간 ‘친정 엄마 찬스’를 썼는데 너무 죄송스러워서 이제 긴급돌봄에 보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신청할 수 있느냐”는 글을 올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주(16일 기준) 들어 서울 초등학교 긴급돌봄을 이용한 학생은 지난주(13일 기준)보다 늘었다. 이번 주 서울 초등학교 긴급돌봄 이용 학생은 8075명으로 전주 대비 436명 증가했다. 유치원 긴급돌봄 이용 학생은 1만 1259명, 특수학교 긴급돌봄 이용 학생은 225명을 기록했다.

학교는 물론 학원들도 휴원을 이어 가면서 고학년 학부모들은 “집에만 갇혀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6학년 아이를 둔 박모(52)씨는 “아이가 좀 커서 혼자 있는 건 그리 걱정스럽지 않지만 집에 틀어박혀 매일 휴대전화만 붙잡고 있어 고민”이라며 “개학을 연기하는 게 맞긴 하지만 학업 공백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방치돼서는 안 되므로 긴급돌봄은 확대되는 것이 맞다”며 “정부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일시적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재택근무를 한시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근무의 유연성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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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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