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선수선발 부정, 지방의회 유력인사 개입 의혹 집중 수사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부정, 지방의회 유력인사 개입 의혹 집중 수사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9-05-09 07:04
수정 2019-05-0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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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부정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역 유력 정치인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9일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방의회 유력 인사 A씨가 프로축구 K리그2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지난해 실시한 선수선발 공개 테스트 때 현역 영관급 장교인 지인 B씨의 아들을 시티즌 관계자 등에게 소개한 정황을 잡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B씨의 아들은 1·2차 테스트를 통과하고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경찰은 최근 A씨의 측근과 B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와 A씨의 측근은 문자와 전화로 자주 연락했다. B씨는 조사에서 “아들과 관련해 부탁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 A씨와 B씨가 만나거나 연락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A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유력 정치인인 데다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서면조사도 고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측근이 ‘A씨와 B씨는 모르는 사이’라며 A씨의 선수선발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려줄 수 있을 뿐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A씨가 수사 등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말 대전시티즌의 한 내부자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 제보하면서 불거졌다. 시티즌이 지난해 처음 실시한 선수선발 공개 테스트에서 일부 선수의 채점이 조작됐다는 것이었다. 300여명이 응시한 가운데 88명이 12월 초 1차 서류 시험을 통과했고, 2차 축구경기 테스트 후 15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2차 경기 테스트 때 후보 2명의 점수가 수정된 사실이 있었고, 이들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시티즌은 최종 및 예비 후보 등 20명을 데리고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뒤 선수를 선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대전시는 감사를 벌인 뒤 지난 1월 2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김호 당시 대표이사와 고종수(41) 감독, 점수가 수정된 후보의 부모 등 10여명을 소환 조사해 고 감독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고 감독은 3차례 있은 경찰조사에서 “선수로 선발할 만한 후보가 없었고, 뽑을 생각도 아예 없었다. 그런데 무슨 조작이냐”고 부인했다. 일부 부모는 “(청탁하지는 않았지만) 내 아이가 선수로 뽑히면 성의 표시할 생각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수 선발 비리는 청탁이 성공한 다음 대가를 제공하는 것이 통상적이어서 이 사건처럼 선발 중간에 의혹이 터지면 결정적인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고 수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지난달 취임한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이사는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만이 아니라 사무국도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강조하고 “선수단과 사무국의 인적쇄신을 통해 시민에게 사랑 받는 구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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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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