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없는 ‘한 평’ 고시원 막는다…서울시, 주거기준 마련

창문 없는 ‘한 평’ 고시원 막는다…서울시, 주거기준 마련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3-18 16:29
수정 2019-03-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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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면적 7㎡ 이상·창 의무 설치…스프링클러 설치 예산 2.4배↑빨래방 등 거주자 공유공간 조성…노후고시원, 공유주택 전환 촉진

앞으로 서울에 들어서는 고시원은 방 면적이 최소 7㎡ 이상이어야 하고, 방마다 창문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서울시는 1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작년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국일고시원 화재 이후 마련한 종합대책이다.

핵심은 고시원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에 따르면 방의 실면적은 7㎡(화장실 포함 시 10㎡) 이상으로 하고, 방마다 창문(채광창)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현재 고시원 등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은 복도 폭만 제시할 뿐 실면적, 창문 설치 여부 등은 따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일반 고시원에는 한 평(3.3㎡) 남짓한 크기에 창문조차 없는 방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시내 5개 노후 고시원을 조사한 결과 실면적은 4∼9㎡이었고, 창문 없는 방(먹방)의 비율은 최고 74%에 달했다.

서울시는 주거기준을 시의 노후고시원 리모델링 사업 등에 즉시 적용하고, 국토교통부에 건축기준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관련 법이 개정돼야 민간 신축 고시원에도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민간 고시원에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또한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예산을 2.4배로 늘려 총 15억원을 노후고시원 70여곳에 전액 지원한다. 지원 조건도 완화했다.

올해부터 스프링클러 설치비를 지원받는 고시원은 입실료 동결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더 많은 고시원의 신청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아울러 중앙정부와 협력해 관련 법을 개정, 향후 2년 내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2009년 7월 개정된 다중이용시설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은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법 개정 이전부터 운영 중인 고시원은 예외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국내(1만1천892개)의 절반 가까운 5천840개의 고시원이 있는데 이 중 법 개정 이전부터 운영 중인 18.2%(1천71개)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다.

서울시는 연내 설치비 지원근거가 마련되면 정부와 협력해 입실료 동결조건이 없는 스프링클러 지원사업도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저소득가구에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도 새롭게 포함한다. 이에 따라 약 1만 가구가 월세 일부(1인당 5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올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50억원을 투입해 ‘고시원 리빙라운지’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시가 노량진 등 고시원 밀집 지역 내 건물을 임대해 고시원 거주자를 위한 빨래방, 샤워실 등 공용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노후고시원의 공유주택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시설이 열악한 고시원을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셰어하우스)으로 리모델링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노후고시원 등 유휴건물을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해 1인 가구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사업에 올해 총 72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노후고시원을 다중주택(공유주택)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다중주택 건립 규모를 완화하는 내용(3개 층, 330㎡ 이하→4개 층, 660㎡ 이하)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유주택이 현행법상 주택 유형에 포함되도록 주택법 개정도 건의할 계획이다.

류훈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대책은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 인권을 바로 세우고 안전과 삶의 질을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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