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1-29 01:42
수정 2019-01-2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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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운동가’ 김복동 할머니 향년 93세 恨 많은 삶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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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의 ‘산증인’인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밤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4월 경기 성남시청 광장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손을 꼭 쥔 채 미소 짓고 있는 김 할머니의 모습.  연합뉴스
평화·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의 ‘산증인’인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밤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4월 경기 성남시청 광장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의 손을 꼭 쥔 채 미소 짓고 있는 김 할머니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김복동(93)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2명이 28일 별세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는 28일 밤 김 할머니가 소천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2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 차례 수술했지만 암이 퍼지면서 건강이 악화했다. 정의기억연대 측은 “장례 절차를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하게 되며 발인은 2월 1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할 수 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4세 때인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군복 만드는 공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속아 떠난 길이었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해방 뒤 2년이 지난 1947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1992년부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김 할머니의 활동 하나하나는 위안부 피해자 투쟁사에 발자취가 됐다. 1993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해 피해 실상을 문서로 증언했다.

2010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회로부터 용감한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또, 이듬해 3월에는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본에서 도후쿠 대지진이 발생하자 피해자 돕기 모금을 제안했고,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2012~16년에는 유엔인권이사회,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 매년 수차례 해외 캠페인을 다니며 전쟁과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했다.

김 할머니는 특히 매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해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해왔다. 그는 2012년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도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몇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오전 7시 30분쯤 유명을 달리했다. 유족 측 요청으로 피해 할머니의 신원과 이후 장례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는 활동가들을 보면 무척 반가워하고 집에 잘 돌아갔는지 확인 전화를 할 정도로 정이 많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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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1-2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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