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연탄을 품고~’ 연탄 나눔 봉사 이찬호, 하재헌 중사

‘사랑은 연탄을 품고~’ 연탄 나눔 봉사 이찬호, 하재헌 중사

박홍규 기자
입력 2019-01-26 16:04
수정 2019-01-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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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첫 삽을 떴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이냐‘라는 생각에 여기저기 알리지 않았다. 순수한 의도가 왜곡될까 봐 걱정도 됐다. 하지만 ‘첫 삽’의 결과치곤 꽤 ‘짭짤’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랬다. 그 결과 몸 구석구석 똬리 틀고 있는 아픔의 흔적들은 반(半)으로 줄었다. 대신, 시나브로 몸속에 녹아든 기쁨이란 ‘따스한 감정’은 배(倍)로 늘었다. 오늘 하루는 그랬다.

2017년 8월 K-9자주포 폭발사고로 크게 다친 이찬호(24)씨와 2015년 8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수색작전을 펼치다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24)가 그 ‘첫 삽‘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26일 오전 10시 2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일대 난방 취약 가구에 연탄 1000장을 배달했다.

이씨는 “국민의 성원으로 국가유공자로 선정됐기에 뭔가 내 마음속 뜨거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뜨거움’을 ‘따뜻함’으로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추운 겨울 경제적으로 어려운 5곳의 난방 취약가구에 연탄 1000장을 나눠 드리기로 결정했다. 이씨 자신이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찾아와 든든한 반석이 돼주었던 동년배기 하재헌 중사가 ‘행동대장’ 역할을 해주었다. 또 다른 두 명의 국가유공자 분들도 흔쾌히 참여했고 연탄 구입비용도 함께 마련했다.

이씨, 하씨 친구들, 이날을 위해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내 일처럼 참여한 찬호씨 친형 그리고 형의 지인들 20여 명이 첫 삽의 기쁨에 연탄을 품었다.

아침 기온은 이들을 시샘하듯 보란 듯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갔다. 의기투합된 이들의 뜨거움을 펼쳐보이기엔 비교적 ‘좋은 날씨‘였다. 찬호씨 형이 손수 준비한 비닐 옷과 장갑으로 무장한 봉사자들의 입가엔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이달 31일 전역 예정인 하재헌 중사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직접 연탄을 동료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 하중사는 “살면서 처음으로 연탄을 만져 본 거 같다. 연탄이 생각보단 꽤 무겁지만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조정 훈련으로 많이 바빠서 이런 생각들을 많이 못 했지만 앞으로 찬호와 함께 좋은 활동들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며 “나는 몸이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나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에게 매섭도록 추운 겨울나기를 잘하실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의 두 번째 삽은 어떤 걸까. 기대해 본다.

글 사진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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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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