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방탄법원’ 후폭풍 전망(종합)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방탄법원’ 후폭풍 전망(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12-07 01:04
수정 2018-12-0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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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 ‘사법농단’ 전 대법관
영장심사 출석 ‘사법농단’ 전 대법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고영한 전 대법관(왼쪽)과 박병대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직 대법관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12.6
연합뉴스
‘사법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61) 전 대법관과 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각각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7일 오전 0시 38분쯤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해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명 부장판사는 고 전 대법관의 영장 발부사유 대해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에게는 위계상 공무집행방해,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됐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당시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임 기간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주도한 혐의도 있다.

박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30개 안팎에 달한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임민성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5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박 전 대법관은 특정 재판을 놓고 청와대와 적극 거래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박근혜 청와대로부터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5년 4월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이 발언은 당시 만남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을 청와대와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이 오히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도 나를 국무총리로 보내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보다 앞서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집한 이른바 ‘2차 공관회동’에 참석해 청와대·외교부와 징용소송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판사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 수사 정보를 빼내고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를 은폐하기 위해 일선 형사재판에 직접 개입한 혐의,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구상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도 있다.

이를 포함해 고 전 대법관의 개별 범죄 혐의는 20개 안팎에 달한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한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쯤 끝났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재판개입 의혹 등 사실관계가 뚜렷한 일부 혐의를 제외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후배 판사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법원은 이른바 ‘제 식구 감싸기’, ‘방탄법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치권과 소장 법관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며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노성철 서울시의원 “상도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관광객 찾는 문화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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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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