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자치경찰본부장 임명… 정치편향·재정자립 해결 관건

시·도지사, 자치경찰본부장 임명… 정치편향·재정자립 해결 관건

신형철 기자
입력 2018-11-13 22:34
수정 2018-11-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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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委가 자치경찰본부장 2배수 추천

시·도지사가 임명… 지방권력 영향 우려
재정 상황 따라 자치경찰 흔들릴 수도
자치경찰교부세 도입해도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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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김순은(가운데)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김순은(가운데)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13일 발표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엔 현행 ‘지방경찰청-경찰서’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치경찰제도를 운영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번 방안을 놓고 ‘전통적인 경찰’에서 탈피하려는 첫걸음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시·도지사가 직접 자치경찰의 수장을 임명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찰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휘둘릴 수 있는 자치경찰의 재정적 취약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시·도지사의 권한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자치경찰 임명권을 시·도지사가 가져간 게 대표적이다. 방안에 따르면 각 시·도엔 현재 지방경찰청에 대응하는 ‘자치경찰본부’가, 시·군·구에는 기존 경찰서에 대응하는 ‘자치경찰대(단)’가 신설된다. 자치경찰본부장은 시·도경찰위원회의 2배수 추천을 받아 시·도지사가 임명한다. 자치경찰대장은 시·도경찰위원회가 시·군·구청장의 의견을 들어 적임자를 추천하면 시·도지사가 임명한다.

자치분권위는 시·도경찰위원회를 신설해 시·도지사가 자치경찰에 행사하는 강력한 권한을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자치분권위는 시·도지사가 시·도경찰위원 1명을 지명하고, 시·도의회가 2명(여·야 1명씩), 법원 1명, 국가경찰위원회가 1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했다. 시·도경찰위원회는 자치경찰을 대상으로 감사, 인사 추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시·도경찰위원회만으로 자치경찰이 시·도지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5명으로 이뤄지는 시·도경찰위원회의 구성원 중 2명을 지방의회가 임명하고, 1명을 시·도지사가 임명해 ‘지방 권력’의 손길에서 시·도경찰위원회가 완벽하게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이 지방의회를 장악한 민선 8기라면 더욱 그렇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처럼 현직 시·도지사가 범죄 혐의에 연루돼 수사를 받아야 할 때 초동 조치를 맡고 있는 자치경찰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치경찰의 재정적 독립 가능성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자치분권위는 자치경찰제 시행에 필요한 예산은 국가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단계적으로 지자체가 예산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치분권위는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 주는 ‘자치경찰교부세’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자치경찰교부세와 비슷한 명목으로 지자체에 주는 소방안전교부세 사례를 볼 때 이것만으로 자치경찰의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소방재정 현황에 따르면 소방재정의 92%는 시·도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7.2%, 국고보조금은 0.9%, 기타 금액은 0.1%에 불과하다. 현재 지방직인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치분권위는 “시·도경찰위원회에서 재정 감시를 잘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문제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형사법만을 집행하는 전통적 경찰의 모습에서 행정자치와 연계되는 경찰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자체장의 권력이 강화돼 경찰이 정치화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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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18-1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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