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 결국 구속…딸의 ‘수상한 오답’이 결정적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 결국 구속…딸의 ‘수상한 오답’이 결정적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1-06 21:07
수정 2018-11-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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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성 영장전담 판사 “범죄 사실 소명, 증거인멸 우려”
경찰, 결정적 물증 없이 정황증거만 제시…추가 조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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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전 교무부장 영장 심사
‘숙명여고 문제유출’ 전 교무부장 영장 심사 서울 숙명여고에 재직하면서 2학년에 다니는 자신의 딸들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임 교무부장 A씨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11.6 연합뉴스
서울 숙명여고 문제유출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전임 교무부장 A(53)씨가 6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의자와 공범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심사에서 A씨는 “문제를 유출한 적 없고, 자택과 딸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는 공부하면서 남겨둔 단순 메모이며, 경찰이 정황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 달 넘게 수사했지만, A씨가 시험지나 정답 자체를 오롯이 복사본이나 사진으로 유출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A씨가 학교에서 자료를 빼돌리는 결정적인 장면을 포착한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대신에 경찰은 A씨가 문제를 유출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다수 수집하는 전략을 택했다. 구속영장에 제시된 정황 증거만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 중 하나는 A씨의 ‘수상한 야근’이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 사흘 전인 4월 21일과 기말고사 닷새 전인 6월 22일에 교무실에 남아 야근했다. 두 번 모두 교무실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되기 시작한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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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시험문제 유출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직 교무부장 현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시험문제 유출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직 교무부장 현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A씨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는 “금고 비밀번호를 모른다”고 말했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4월 21일 야근할 때 과거 적어뒀던 비밀번호를 찾아 금고를 열었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결재가 완료되지 않은 시험지를 추가로 넣느라 금고를 연 것이고, 해당 과목 선생님도 함께 있었다”며 문제유출 혐의는 부인했다.

경찰은 A씨가 이외에는 시간 외 근무를 한 적이 없어 문제에 손을 대기 위해 일부러 야근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이 제시한 다른 핵심 증거는 쌍둥이 자매 중 이과인 동생의 ‘수상한 오답’이다. 이 학생은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에 ‘10:11’이라고 적어냈는데, 이는 출제 및 편집 과정에서 잘못 결재된 정답이었다. 정답은 ‘15:11’로 수정돼 채점에 반영됐다.

정정 전 정답인 ‘10:11’을 적어 낸 학생은 쌍둥이 동생이 유일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문제·정답 결재라인에 있었던 A씨가 정정되기 전의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쌍둥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영어시험 서술형 문제의 정답 부분만 적혀 있는 메모를 확인했고, 이들 부녀의 자택에서 시험 정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확보했다.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진 후 A씨가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추가 소환조사 등으로 A씨 부녀 혐의를 더 구체적으로 입증한 뒤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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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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