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설득·공정 채용 빠진 실적쌓기… 정규직 전환 ‘과속 스캔들’

내부 설득·공정 채용 빠진 실적쌓기… 정규직 전환 ‘과속 스캔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8-10-28 22:44
수정 2018-10-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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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세습 논란에 정규직화 속도 조절론

정부-공기업 정규직 전환 기준 차이 나
기간제·파견 직접 고용 싸고 잡음 많아
“전환시점 전후 입사에 공정성부터 확립
비정규직 고용 안정 중단은 안 돼”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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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에서 시작된 채용비리 의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15만 2442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정부가 밝힌 목표 인원(17만 4935명)의 87.1%다. 당시 정부는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기간제 노동자, 파견·용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중 9개월 이상 상시·지속되는 업무를 맡고 있고, 앞으로 2년 이상 해당 업무가 이어진다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됐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은 서울시가 추진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는 차이가 있다. 고용부는 노사 협의를 통해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자회사 직원 채용도 모두 정규직 전환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정규직 전환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하면서 정규직화가 이뤄진 기관에서는 ‘무늬만 정규직 전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해석 차이, 전환 뒤에도 유지되는 차별, 자회사 방식의 전환 등을 놓고 노사 갈등이 계속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기간제 노동자는 93.2%, 파견·용역 노동자는 82.8%로 차이를 보인다. 특히 파견·용역 노동자 가운데 실제로 전환이 완료된 경우는 전체의 33.9%에 그친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정규직 전환 실적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정규직으로 전환돼도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는 변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각 기관들이 ‘속도전’에 나서면서 채용 과정의 공정성에 잡음이 생겼다. 내부 구성원 설득이나 기관별 경영 상황, 업무 특성에 대한 검토 없이 무조건적인 전환에만 몰두한 비판도 나왔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 전환이 치적이 되다 보니 ‘과속’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규직 전환 과정의 공정성을 확립해야 하지만 전환 자체에 제동이 걸려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노동자는 문제 될 것이 없고, 정규직 전환 시점 전후로 입사한 경우에는 채용 과정과 친인척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한다”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한 비정규직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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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18-10-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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